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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노래
다솔사 고목
시/ 양진형
by
섬트레커
Dec 2. 2020
사오백 년은 되었을 성싶다
오직 한 자리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구름이 씻겨준 마알간 공기와
새벽이슬을 머금은 채
시절 인연이 싹 틔운 작은 씨앗 하나
수줍은 듯 빼꼼히
세상에 작은 얼굴 내밀고
새들의 지저귐 어미젖 삼아
둘레는 어느새 한 아름
기상은 저 고대의 오벨리스크
평생 그 누구를 범하지 않으며
새들과 벌레의 집이 되어주고
구름과 바람에게 쉼터가 되었다가
겨울이면 가야 할 때 연상하며
홀연히 나목이 되곤 하였다
이제, 수관의 물 흐른 지 오래
몸뚱이는 육탈 하여 백골만 남았지만
여전히 줄기와 가지
새와 벌레의 안식처가 되어 주고
몸통은 득음을 하여
둥치를 손바닥으로 톡톡 쳐도
텅~ 텅~ 텅~ 청아한 목탁소리
바람에 녹아 흙이 되려는 그대는 분명
만해*의 가르침 받아 성불한 스님
아니면 현신한 동리*의 등신불
1) 만해* : 스님 한용운의 호
2) 동리* : 소설가 김동리의 호
다솔사 가는 길. 송림에 오솔길이 정겹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 다솔사 대웅전. 뒤편에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다
안심료...만해 한용운이 1917년부터 2년 동안 머물며 독립선언서(공약삼장)의 기초를 닦았던 곳이며, 소설가 김동리가 1960년 ~ 1961 단편소설 등신불을 썼던 곳
(좌)만해가 회갑 기념으로 심은 편백나무 (우) 녹차로도 유서 깊은 다솔사 대웅전 뒤 녹차밭
족히 사오백 년은 되었을 성싶은 다솔사 입구 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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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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