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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작가 Jan 16. 2018

내 生은

지하에서 500생이지~

검정 비닐봉지여~~


 


 
   



 
나의 생처럼
기구하고
구김 많은 생이 있을까?
 
난 처음부터
다른이의
따뜻한 사랑과 눈길따윈
바라지도 않았지.  
 
그저 아쉬운대로
어쩔 수 없이와
체면 불구하고라는
문장을 오가는 이들의
속내만 알고 있을뿐이지.
 
불가분과 불가항력의 수용체가 된
나는 그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좋아했으니깐.
 
그리고,
그들은 여러사람 다니는 곳에
이내 내 속살이 비칠까,
냅다,
내 팔을 어거지로
묶어버리곤 하지.
 
나의 생이 다 할 무렵,
 
내 팔은 뜯겨진 채
휑하니, 속을 훤히 다 보여 주고,
탈탈 털리고서야
세상 속 시름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었지!
 
이제, 더 이상 떨어질 나락도 없는
지하 오백생,
아니 천생을 더 할지도 모르는
 
깜깜한 곳에서
동지들과 덧 없이
 대좌상면 하며,
 
5분간의 지상나들이를
바람같은 날이었다고
읊조리리라.



2015. 4. 14. 비 오는 날 !
부스럭거리는 비닐봉지 소리 요란하게 들리다. 佳媛생각
 

비닐봉지 무게로 버티는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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