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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작가 Aug 15. 2018

보이는 선물에서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나는 지금 당신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라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일까?


행복하다는 충만함은 하늘만큼 가득하고,

당신의 사랑만큼 나도 당신을 사랑할거예요라는

다짐이 마음에 더 새겨지는 날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생일 선물을 책으로

받기로 했기에,

생일전 날 밤, 인호, 인영이에게

며칠 전 병환으로 타계하신 황 현산선생 이야기를 하면서 황현산 선생의 <사소한 부탁>의 유작 에세이 부탁했었다.


드디어, 생일 밤!

책 선물을 내게 안기면서

큰아들 인호는 내게

"엄마! 눈을 감고 두손을 내미세요" 하자마자

나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책 사왔구나" 라고 말 하며 지긋이 눈을 감았다.


뭔가 다른 느낌이 느껴지는 조그맣고 뭉툭한 박스가 떡하니 손바닥에 놓였다.


"엄마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


향수와 그 책이었다.

.

.

.

.


얼마나 고민하면서 골랐을까?

아이들의 마음이 가슴에 골고루 져미기 시작한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에 기쁘기도 하고,

아이들이 엄마가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의 향수를

보물찾기라도 하듯 여러개 향수를 이것저것 시향하면서 "유레카"처럼 둘이 동시에

"이거면 엄마에게 잘 어울릴거야"라고 의견일치를 본 향수를 내 손에 쥐고 보니

아이들의 마음이 따뜻하기 만 하다.


한번 뿌렸을 뿐이고,

처음 만난 향기임에도

내 마음속에 이미 먼 옛날부터 알았던 향으로 익숙해져 있고,  '두아들의 No.1 향기'로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엄마 마음에 들어?"

두아이가 두어번 번갈아 묻는 질문에 더이상의

답이 무에 필요할까?


"응, 너무 좋아"

사실 엄마는 너희들이 무슨 선물을 해줘도 다 좋아

이것이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무슨 선물을 해줄까?라고 생각하면서

둘이서 머리 맞대고 고민을 시작했을 것이다.


 아이들의 엄마를 향한 따뜻한 사랑을 알기에

고마울 따름이고 그 선물이 무엇이든

흔쾌하고 기쁜마음인 것이다.


선물을 받아서 기분 좋고 행복한 것이라면,

엄마의 생일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의 아이들 마음은 내게 행복 그 이상의 벅차오름으로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엄마! 이제부터 우리가 선물한 향수 하세요"


"물론이지~ 정말 고마워. 엄마는 너희가 향수

선물할거라 꿈에도 생각 못 했는데..." 라고 하니


아이들이 비밀을 지킨 아빠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아빠가 어쩐 일로 올해는 잘 참으셨네. "


오후내 함께했던 남편이 저녁까지 아이들과 비밀로 한 선물이야기를 내게 발설하지 않고,  잘 참아서 여기까지 왔으니 깜짝선물 파티는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


남편은 내게 베시시 웃으며,
"아까 당신한테 하마터면 말할 뻔 했는데, 잘 참았지"


인호와 인영이의 웃음소리 위에

아빠의 철벽 비밀 수호의 결말이 해피엔딩이었고, 그것은 다시 To be continued라고 오르는 영화 자막처럼 내 인생에 또렷이 남을 영상이 가슴에 새겨지는 생일밤이다.




생일밤에 수 놓았던 향기를 기대하시라.

당분간 나를 만나는 이들은 이 향기에 홈빡 빠져드리라. 2018. 8. 13. 가원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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