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각해보면 나도 변해가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나도 자란다는 것의 의미

by 미소마을

어릴적 손과 발을 어떻게 다룰지 몰라서 매일 주먹을 입에 넣고

자기 몸짓에 화들짝 놀라서 울음을 터트리기 바빴던 우리 딸...

태어나기 전에 사둔 베넷저고리가 커서 헐렁하게 입고 다닌게 바로 엇그제 같은데...

지금은 발도 나보다 크고 키도 나를 넘길랑 말랑 하는 그런 우리딸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는 많이 변하고 있었다.


나는 원래 남에게 부탁하거나 싫은 소리를 못하는 스타일이였다.

수줍음도 많고 남에게 부탁하는게 조금 쑥스럽고 머슥했다.

소녀에서 아줌마로 바뀌면서 목소리도 커지고 할말 다하고 부탁도 해가고 싫은 소리도 해가며

어찌어찌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때는 부끄러웠지만 이제는 나는 부끄러움과 쑥스러움을 모르는 그런 나이가 된 것같다.

이게 내가 세상을 살고 두 아이를 지키는 방법이였다.

나는 이런 내가 마음에 든다.


항상 말 못하고 속 앓이만 하고 바보같이 멀뚱하게 남의 기분만 살피던

어릴 적 나... 어릴적 나를 만난다면 "이 세상에 가장 중요한 건 너의 기분이고, 너의 생각 감정이야"

라는 걸 꼭 알려주고 싶다.

남의 눈을 생각하느라, 세상 눈치를 보느라 나를 세상이라는 틀에 얽매이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내가 되었다.

학교 집 친구들...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혼자 터득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내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바다와 같이 넓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게 되면 알게 되는 불변의 진실 하나!

세상일은 내 맘대로 안된다는 거다.

아이가 아프거나 집에 무슨 일이 생기거나

내가 생각한 계획 대로 되는 일이 단 하나도 없다는 거다.

이해 하고 받아들이고 순응 하며 그렇게 다듬어 지면서 어른이 되는 걸 느낀다.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어른이지만 아이와 함께 나도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더 좋은 어른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keyword
이전 04화나는 딸을 위해 나를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