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람들의 소나타
당신을 무대에서 봤어요. 당신 자신의 모습 그대로였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당신이 알아요?”
영화 '타인의 삶'
차가운 푸른색, 딱딱한 독일어, 어두운 분위기, 그렇게 시작된다. 하지만 이 영화 끝에선 따뜻한 감정이 차오르는 걸 느낄 수 있다.
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너무 많아 어떻게 정리해서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다소 거칠지만 한 사람의 차가운 이념(이성)을 따듯한 감성, 뜨거운 삶이 뒤덮어 뭉개버렸다고 표현해도 될까.
극 중에서 그(감시 담당관 HGW XX/7)는 큰 감정의 동요도 없이 변화한 듯 보인다. 그만큼 묵직한 그 주변의 공기는 보는 내내 그의 심중을 파악하려 긴장하게 만든다. 무표정한 얼굴, 건조하고 담담한 말투, 절제된 움직임, 하지만 껌뻑이는 큰 눈에서는 뭔가 많은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이 배우 멋있다!!) 그리고 이 감시자의 삶은 피감시자들의 풍성한 삶과 대조되어 더욱더 건조하게 느껴진다.
그는 그 외로운 삶을 채워나가듯 서서히 도청기 속 타인의 삶에 빠져들고 동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