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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구공오 Aug 10. 2021

장마 같은 밤이 왔네요.

나의 우울 기록(2)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끝없는 외로움을 이 생에서 경험하겠구나. 만족이란 것을, 감사하다는 것을 모른 채 영원히 배회하겠구나 라는 나를 저주하는 듯한 생각. 하지만 그게 현실 앞의 지독할 정도로의 냉정이었고, 사실이었다. 종종 글을 쓸 때, 나의 단편적인 모습,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게 무리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긍정적인 모습에 끌리는 게 대다수의 사람이고, 나 또한 그런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감정 앞에서 여전히 나약하고 보 잘 것 없는 내가 꾸준히 한 가지의 좋은 모습을 추구하기 어렵다. 물론 내가 아닌 사람도 존재한다. 내 주변에도 딱 진실한 한 명이 존재하는데, 그 아이를 볼 때면 참으로 홀로 잘 살아가는 모습이 고맙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이제 함께 할 시간이 많이 적어진 얇은데 질긴 인연 속에서 휘청휘청 대는 사람이라면 걱정과 짜증이 앞설 거다. 근데 이 아이는 그러지 않다 보니 어떤 소식이 들리지만 않으면 잘 살아가겠구나 싶다. 



하지만 난 다른 사람보다도 내가 불안하다. 인간관계는 부질없다, 인생은 혼자다 라 당당하게 말하지만, 그 순간이 오래가지 않는다. 이런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예전에 쓴 글은 어떨 때는 우습기도 하다. 어떻게 저런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저 때 글을 썼는지 말이다. 난 아직도 미성숙한 사람인가 보다. 혼자일 수밖에 없던 날도, 혼자이고 싶던 날도, 혼자이기 싫던 날도. 만약 내가 이 세상 속 날 따스한 온기로 대해 준 사람이 곁에 없으면 끊임없이 숨을 부치고 살아가고 싶다 말할까. 집단 속에 속해 있고 싶지만, 어떨 때는 벗어나고 싶고. 다시 속하고 싶고. 이런 모순적인 감정들이 마음의 양 끝에서 소리치는 게 괴롭기만 하다. 하지만 이건 분명하다. 아까도 말했듯 끝없는 외로움을 이 생에서 경험할 거란 걸. 나 자신의 온기가 날 삼킬 듯 따뜻할 날이 오기는 무리라는 걸. 끝없이 만족하지 못하고 평생 타인의 온기를 쫓다가 갈망에 지쳐 그제야 날 돌아볼 때가 내가 사라져야 할 때라는 걸. 




또 어두운 끝없는 밤이 찾아왔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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