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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Jul 08. 2024

내 인생의 영화 30

엉뚱발랄 청춘-<고래사냥>

80년대에 10대를 보낸 나에게

기억나는 한국 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사실 80년대 한국 영화는 방화라고 불리며

그리 인기를 끌지도 못했고, 수준 높은 작품도 많다고 할수 없다.

소위 3S정책이니 뭐니 해서 그저그런 에로영화들이 많았고

시대가 시대니 만큼 창작의 자유도 많이 제한되던 시절이었다.

물론 그렇다 해도 주목할 만한 작품들은 끊이지 않고 나왔다. 


80년대 초 중반,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 <고래사냥2>에 대한 인상이 좀 남아있다. 

1편은 안성기, 김수철, 이미숙의 조화가 좋았고

2편은 새로 가세한 강수연과 손창민의 풋풋한 연기가 좋았다. 

엉뚱, 발랄, 유쾌한 세 청춘들의 이야기가. 


두 영화가 개봉된 건 내가 초등 고학년, 그리고 중학생때인데

어떻든 극장에 가서 본 기억이 희미하게 난다. 

80년대는 안성기의 시대였고,

이미숙은 기가 막히게 예뻤으며

가수 김수철이 배우로도 활동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는 약간 꺼벙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했던 것 같다.

2편에 나온,

손창민과 강수연은 80년대의 대표적인 하이틴 스타였다.

연기도 물론 나쁘지 않았다.  


사실 내용은 별거 없다.  

소심한 남자 주인공 병태가 사랑에 실패, 쓴맛을 보고

그 좌절감에 허우적대다가

자유분방하게 사는 안성기를 만나 그와 어울리다가

어려움에 처한 여자를 만나 그녀를 도우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스토리다. 


고래사냥, 이라는 단어가 주는 독특한 느낌이 있다. 

가령,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라고 하는 노래 가사가 있는 것 처럼

고래가 상징하고,

또 고래, 하면 연상되는 어떤 것들이,

불안하지만 뜨거운 청춘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안성기는 수십년 간 많은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나는 <고래 사냥> 에 나오는

코믹하고, 자유분방한 안성기의 모습이 참 좋았다.

또한, 예의 그 꺼벙하면서 수줍은 듯, 보호본능을 유발하는

김수철의 자연스러운 모습도 좋았다. 

그러고 보니,

못다핀 꽃 한 송이, 내일, 나도야 간다 등을 빅히트 시킨 김수철 또한

80년대 청춘의 한 상징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80년대 한국 청춘영화를 논한다면

그 한자리에

이 영화 <고래사냥>이 꼭 끼어야 할 것이다. 

엉뚱, 발랄, 유쾌한 세 청춘들의 좌충우돌 고래잡으로 떠나는 이야기가!

어느 세대건 청춘에게는 이런 엉뚱발랄함, 대책없는 낭만이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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