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시 한수]

이백 <협객행>

협객행 이백


趙客縵胡纓 조나라 사나이, 무늬 없는 갓끈 매고

吳鉤霜雪明 오구검(吳鉤劍) 칼날은 서릿발처럼 빛났네.

銀鞍照白馬 은 안장이 흰 말에 번쩍대고

颯沓如流星 날래기가 살별과 같았네.

十步殺一人 열 걸음에 하나씩 해치우면서

千里不留行 천 리를 나아가도 멈추질 않았네.

事了拂衣去 일 마치면 훌훌 옷 털고 떠나

深藏身與名 신분과 이름을 깊이 숨겨버렸네.

이하 생략


중국 시에서 이백을 빼놓을 수 없다. 일필휘지의 천재이면서 신선의 경지에 올랐다 하여 시선이라 불리우는 이백, 또한 술을 사랑하고 낭만에 죽고사는 낭만주의자, 연못 속에 비친 달을 따라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할 만큼, 이백하면 뭔가 낭만적인 이미지가 따라온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백의 명시가 많다. 가령 <장진주>, <월하독작>, <조발백제성> 등등 숱한 명시가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백의 시 중에 협객을 노래한 시가 있다. 이백과 협객, 뭔가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실제 이백은 협객에 관심이 많았고 그 자신 문무겸비를 추구했던 것 같다. 또한 그가 활동했던 당대는 사방으로 영토를 확장하던 강대한 시절, 文 못지 않게 武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협객들의 활동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피 뜨겁던 이백도 젊은 시절, 협객들과 어울리며 호연지기를 기르며 강산을 유람하였던 것이다.

어쨌든 각설하고 이백의 시 <협객행>에 대해 좀 살펴보자. 이 시는 혼란했던 전국시기 협객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즉 신릉군을 도와 조나라를 지키는데 공헌한 주해와 후영 등의 모습과 그들의 일화를 섞어 그 의로움과 협기를 예찬한 글이다. 마치 사진으로 보는 듯 묘사는 생동감이 있고, 술을 마시며 호탕함을 드러내는 장면 역시 시원시원하다. 이 시에는 뒤에서 말로만 웅얼대는 무력한 서생이 아니라, 직접 행동에 나서는 협객들의 의기로움이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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