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중국에서 온 소포
며칠 전 밖을 나가려는데 대문 앞에 작은 소포가 놓여있었다.
아내에게 온 택배려니 하고 들어보니 온통 한자가 씌여 있었다.
아하, 중국에 있는 친구나 지인이 뭔가를 보냈다 싶어 자세히 보니,
수신자가 내가 아니라 아내였다. ㅎㅎ
좀 머쓱하여 뭔 물건인가 보니, 가방 종류라고 적혀있었다.
많이들 한다는 해외직구, 인가 보다 했다.
그날 밤 아내에게 중국에서 온 소포에 대해 물어보니
상하이에 있는 고등학교 친구가 보내준 지갑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하, 상하이에 있다는 아내의 친구.
아내의 여고 동창인 그 친구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파리로 유학,
프랑스 패션브랜드인 지0시에서 일을 하고 있고
상하이 지사로 나가 살고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재작년 가을이던가 그 친구가 상하이에서 결혼식을 한다고
아내는 고교 친구들과 함께 상하이로 가네 어쩌네 하며 계획을 세우기도 했었다.
암튼 그런데 들어보니 재밌는 것이
글로벌하게 잘 나가는 그 고교 친구가 그날 보내준 지갑이란게
친구가 다닌다는 지0시 지갑이 아니고
상하이에서 파는 짝퉁지갑이었다. 하하
크, 여자들의 심리는 잘 모르겠다.
아마 그냥 부담없이 친한 친구들에게 짝퉁 명품 같은 것들도 주고 받기도 하는 모양이다.
아내 말 중 또 재밌는 부분이
아주 정교하게 똑같아서 받은 친구들이 다들 좋아한다는 것이다. 하하
중국의 짝퉁문화는 워낙 잘 알려져 있고
중국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살아본 나로서는 그 짝퉁물건이 전혀 낯선게 아니다.
상하이에서 산다는 아내의 친구가 그 짝퉁 지갑을 대충 어디서 샀는지도 알 것 같다. ㅎㅎ
패션 브랜드 같은거에 관심이 없지만
유학시절 나도 구경삼아, 재미삼아 종종 그 짝퉁거리에 가곤 했었다.
그러고보니 나도 그 당시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거기에 가서 몇몇 물건을 사기도 했던 것 같다.
말도 안되게 가격을 흥정하던 기억도 새록새록 난다.
중국에서 온 소포로 인해
잠시 추억여행을 했다.
그리고 갈수록 정교해지는 그 물건들을 보면서
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