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이야기 8

논어, 언어의 숲, 말들의 향연


예전부터 드는 궁금증이 있다. 제자백가서는 모두 사람의 이름을 붙이는 게 일반적이다. <맹자>, <순자>, <노자>, <장자>, <묵자>, <한비자> 등등. 그런데 <논어>는 왜 <공자>가 아니라 <논어>일까. 사실 그 영향력으로 보자면 공자가 첫 손가락일텐데 말이다. 음, 그 이유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여기엔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자, 그리고 이런 질문도 던질 수 있다. ‘논어’의 ‘어’는 일반적으로 ‘말하다’, 또는 ‘말’이라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왜 굳이 論言이 아니고 論語일까?


자, 나름의 답을 추적해 보자. 우선 ‘言’이 아닌 ‘語’를 썼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상고중국어에서 語의 본 뜻은 말을 하되 ‘혼자 말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대화를 주고 받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여기서의 ‘語’는 상대방과 주고받는 대화, 혹은 상대에게 어떤 사실을 알려주는 것을 일컫는다고 보여진다. 아하, 그렇다면 좀 알 것도 같다. <논어>는 생생한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다. 불경, 성경 등 고대의 경전을 보면 공통적으로 이 대화체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고대인들이 스승과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깨달음을 구했기 때문이다. 오케이, 그렇다면 이제 정리해보자. ‘논어’라는 제목의 의미는 그러니까 ‘논하고 대화한다’, ‘토론하고 대화한다’는 뜻일 것 같다. 뭐에 대해? 인간에 대해, 세상에 대해, 학문에 대해, 인에 대해, 예에 대해, 효에 대해...


그런 의미에서 보면 <논어>는 열려있는 텍스트다. 공자의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고, 제자들과의 대화, 혹은 다른 이들과의 주고받은 대화를 기록한 말들의 기록이다. 그래서 <논어>라는 텍스트는 비유컨대 언어의 숲이요, 말들의 향연인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랑에 관한 몇 가지 고찰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