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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내리는 눈

연휴를 보내고 출근한 크리스천 직장인들을 위한 기도

by 윤지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의 첫날.

흰 눈이 펄펄 내리고 있다.

눈송이는 크지만, 차분하게 펑펑 내리는 모양이 아닌 비처럼 하염없이 퍼붓는 그런 눈이다.

3월의 폭설이라니, 생각해 보면 3월에 이런 눈이 한 번쯤은 왔던 것 같다.

내 기억 속 만났던 3월의 눈은 고등학교 때 고3이 되고 얼마 안 된 3월의 학교 앞 언덕에서였다.

CDP에서 CCM을 들으며 등교하던 이른 아침.

갓 고3이 된 나는 희망에 가득 찬 발걸음으로 그 고요한 눈 내리는 언덕을 올랐더랬다.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것을 증명하는 뽀득임을 느끼며,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막 시작되었다는 그 벅찬 감동을 기억한다.

그때 들었던 찬양 '예수전도단의 주 여호와는 광대하시도다'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이직한 지 6개월 차, 다시금 이곳도 부조리로 가득하다는 것을 느끼고는 고민에 빠져 오르는 신사동 출근 언덕길에서 나는 학창 시절 맞았던 3월의 그 눈을 떠올렸지만, 그때 가슴에 품었던 그 희망은 재현해 내지 못했다.

다시 이직을 고민해야 하는 것인지, 이곳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 것인지. 왜 난 또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 건지 불평하며 기도 할 때에 하나님께서는 내 마음에 이런 응답을 주셨다.


믿음이 작은 자야. 열 가지의 감사할 일들은 잊고 한 가지의 불평할 거리만 생각하는구나.


이곳으로 보내 주신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것을 믿었다.

내가 원하는 조건의 그런 회사를 주심에 감사했고, 하루하루 그분의 큰 뜻에 감탄했더랬다.

그러나, 자잘한 어려움들을 맞이하며 무너져가던 순간, 하나님께서는 내게 그 첫 감동을 보여주시려고 3월의 이 눈을 내려주셨나 보다.


연휴가 지난 월요일 같은 화요일.

모든 크리스천 직장인들도 다 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걱정보단 마음의 평안을 가지고

불평보단 감사할 것에 집중하며 보내는 하루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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