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시즌이다.
그래도 관둬야지 관둬야지 하고 또 한해를 버텨낸 우리가 꽤 기특하고 자랑스럽다.
그러나 이 시기가 되면 기업 내에서는 승진, 연봉협상 등 다음 연도의 내 처우가 결정되는 중요한 평가가 있어 감정이 요동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 우리는 멘탈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뭐 굳이 표현하자면, 멘탈을 잡고 말고 할 일도 아니다. 어차피 굳이 연말이니 평가니 이런 일이 없더라도 우리는 항상 오늘내일하니까 말이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멘탈 잡기가 더 쉽다. 왜냐하면 딱 두 가지만 하면 되기에
그 두 가지는 "구하기" 그리고 "감사하기"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며 여러 평가를 받는다. 그 평가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극히 주관적인 한 사람의 판단일 수도 있다. 사람에게 평가를 받으며 억울하거나 부당한 일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일은 이직을 한 후에도 똑같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겪고 있는 시련과 시험들은 우리의 마음을 단련시키기 위하여 꼭 필요한 과정일 뿐이므로 절대 동요하지 말자.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 <야고보서 1장 2-4절>
우리로 하여금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겠다는 그 말씀을 떠올리자.
그러나 생각할수록 열받고 이불킥을 하게 될 만큼 화가 날 수 있다.
그렇다면 일단 참고 기다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 구하여보자.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 <야고보서 1장 5절>
거리는 집에서 1시간 이내였으면 좋겠고,
평가에 휘둘리지 않게 애초에 직급도 하나 더 올린 곳이었으면 좋겠고,
급여도 지금보다 2-30% 정도 올렸으면 좋겠고,
사람들도 나이스한 곳이었으면 좋겠고,
내 커리어에 발전적이고 즐거운 곳이었으면 좋겠고,
네임밸류도 어느 정도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고,
...
그렇게 하나하나 마음을 담아 기도하다 보면, 내가 생각해도 '이게 가능해?'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난다.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는 자는 마치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 같으니 <야고보서 1장 6절>
그러나 주님은 분명히 조금의 의심도 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래!
조금의 의심도 없이, 다시 열심히 원하는 회사의 조건을 나열한다.
그렇게 꾸준히 기도한다.
그러다 보면 점점 확신이 든다.
나를 위한 그런 회사가 예비되어 있을 것이라고.
나에게 가장 필요 한 때, 정확히 딱 저 요건에 맞는 포지션이 오픈될 것이라고.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물결은 어느새 잔잔하고 평온한 희망의 바다가 된다.
그렇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온전히 기도하였고, 그래서 난 지금 이곳으로 이직했다.
평소 기도하던 조건에서 딱 하나 어긋난 부분이 있다면, 거리였다.
집에서 무려 1시간 50분 거리이다.
왕복 4시간이나 되는 이곳이 정말 나를 위해 예비한 곳이 맞는지 궁금했지만, 와보니 알겠다.
이 거리와 이 출퇴근 시간조차 나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육아로 항상 잠이 부족한 나에게 안방보다 편안한 지하철에서의 꿀잠을 마련해 놓으신 거였다!
꿈 많던 학창 시절.
주일학교 고등부에서 부르던 CCM가사처럼, 태초부터 나를 향해 계획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 나는 항상 기대했었다.
그 기대는 대학 진학을 실패하고, 첫 직장을 관두며 점점 사라져 갔고, 어느덧 그저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내게 주신 그 시련들은 결국 나를 향한 큰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고, 그 사실을 깨달아 가면서 내 마음은 두려움이 사라지고 자신감으로 가득 차올랐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장 6-7절>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마다, 하던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기도를 하며 슬슬 내가 원하는 게 아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되물었던것같다.
그리고는 결국 내 뜻이 아닌 주님의 뜻대로 해 주시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언제나 나에게 최고의 것을 주시는 것을 경험했다.
꿈을 향해, 그리고 이직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큰 적은 아마 "불안함"일 것이다.
희미한 불빛 같은 그 "불확실함"에 기대지 말고, 우리의 생각만 계산하지 말고, 조용히 기도로 구할 것을 구하라.
그러면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신다.
불안함과 의심이 사라지고, 기쁨과 기대만 가득 찰 것이다.
지금 현재 있는 이 회사가 지금의 나에겐 가장 완벽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또다시 시련이 닥치고 부당한 대우를 겪는다 해도 그 또한 괜찮다. 분명 그다음을 준비하시는 하나님의 큰 뜻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여섯 번의 퇴사를 통해 겪은 그 놀라운 은혜는 지금도 내 삶에 진행 중이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다.
감사 말고는 할 게 없다.
이 글을 끝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나의 진정한 왕 되신 주께. 이직의 여왕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