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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쟤쟤 May 06. 2023

마지막인 만큼 빡세고 화려하게

칸쿤 - 이슬라 무헤레스와 코코봉고, 마지막으로 카리브해



멕시코 마지막 여행지인 칸쿤. 칸쿤은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곳이나, 올인클루시브 호텔에 묵을 것 아니면 소용없다는 얘기가 많아 칸쿤을 스킵하고 플라야 델 카르멘부터 시작하는 여행자도 많다. 그러나 칸쿤의 카리브해가 가장 아름답다고 들었기에, 큰 마음먹고 멕시코 마지막날은 칸쿤의 올인클루시브 호텔을 예약했다. 호텔을 예약하니 실제로 칸쿤에서 관광할 수 있는 날이 하루만 있었기 때문에, 호텔 체크인 전날에 터키색 물색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이슬라 무헤레스와 코코봉고를 하루에 다 간다는 무모한 계획을 세운다.



D+30


어제 플라야 델 카르멘을 출발해 칸쿤에 도착한 후, 오늘은 이슬라 무헤레스(Isla Mujeres, 여인의 섬)를 가는 날이다. 칸쿤에 도착한 후 숙소 사기를 당해 급하게 호스텔을 잡았고, 호스텔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였기 때문에 몸상태가 그리 좋진 않았다. 그럼에도 멕시코에서 가장 물색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이슬라 무헤레스는 내 버킷리스트에 있었기 때문에 힘든 몸을 이끌고 이슬라 무헤레스로 출발했다.


이슬라 무헤레스는 칸쿤에서 페리를 타고 30분 정도 가야 도착한다. 페리를 탈 수 있는 선착장은 크게 4곳이 있는데, 그중 우리는 숙소에서 가까운 Caracol Beach에서 페리를 탔다. 그렇게 페리를 타고 가니, 파란빛의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페리를 타고 이슬라 무헤레스로 가는 길. 카리브해의 푸르른 바다색이 돋보인다.


오전 10시 30분 즈음 도착했고, 우리는 해변을 보기 전에 스노클링 투어를 예약했다. 이곳저곳에서 삐끼와 실랑이를 한 결과, 우리는 인당 600페소에 투어를 예약했다. 투어는 배에 꽉 사람이 찰 때까지 출발하지 않았고, 약 40분 정도 기다린 후 10명 정도가 모여서 출발했다. 대기시간이 길었지만 카리브해의 터키색 바다를 보이자마자 탄성을 질렀다.


이슬라 무헤레스 주변의 터키색 바다. 중간의 어두운 색은 산호초가 보여 그렇다.


스노클링은 주변의 물고기와 바닷속 석상을 구경하는 코스로, 약 1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이슬라무헤레스는 동남아나 호주에 뒤지지 않을 만큼 스노클링 하기에 좋은 곳이었는데, 물이 맑아서 바닥까지 물안경으로 다 보였고 다양한 종류의 열대어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 손바닥 만한 애들부터 내 다리만 한 열대어까지 바로 코앞에서 물고기를 볼 수 있고, 중간중간 마야유적지를 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었다.


열대어들과 석상, 산호초에 숨어있는 열대어들


그렇게 스노클링 투어가 끝난 후, 우리는 섬 중앙의 해변으로 가 썬베드에 누워있었다. 부활절 휴일 기간이라 사람은 많았지만 특유의 휴양지 느낌이 좋아 200페소에 파라솔을 빌려서 오후 내내 누워있었다. 


섬 중앙 센트로 근처의 비치. 이 날 사람이 많았다.


시간을 보니 어연 저녁시간이 다 되어 우리는 5시 페리를 타고 다시 칸쿤 호텔존으로 돌아갔고, 그다음 날에는 호텔에서 나올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빠르게 채비를 마친 후 저녁에 다시 나왔다.


저녁에 나온 칸쿤은 거의 동남아와 다를 바가 없었는데, 길거리에는 호객행위를 하는 점원들과 길가를 구경하는 관광객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스페인어보다 영어가 더 많이 들렸던 유일한 순간이랄까. 나는 코코봉고에 가기 위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는데, 멕시코에서 만난 동행들이 모두 코코봉고를 추천했기 때문에 칸쿤까지 와서 안 가볼 수 없었다.


코코봉고의 입장료는 좌석 따라 다르나 보통 90USD이며, 여성은 70USD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들어갈 수 있다. 미리 예매를 해도 상관없지만 어차피 현장구매해도 표가 여유롭기 때문에 현장구매를 추천한다. 코코봉고는 9~10시 사이에 들어가서 12시 즈음 나오는 게 좋다고 들었기 때문에, 코코봉고 앞 스파이더맨에서 사진만 찍고 빠르게 입장했다.

코코봉고 앞 스마이더맨


코코봉고는 우리가 생각하는 클럽이 아니었는데, 20-30분마다 열리는 쇼와 무제한 음료가 제공되는 공연장으로 보는 게 적합하다. 캐래비안의 해적, 배트맨, 스파이더맨, 마이클잭슨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고, 중간중간 찬 바람을 뿌려주기 때문에 클럽 특유의 덥고 후덥지근한 느낌도 안 나고 쾌적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칸쿤에 놀러오는 관광객들의 연령대를 생각해서인지, 최신노래부터 70년대, 00년대 노래까지 모든 사람들이 알법한 노래들 위주로 틀어줘 멕시칸이 아니더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술도 무제한이라 데낄라 5잔만 마셔도 입장료 본전은 뽑을 수 있다


코코봉고 공연2


이 날 너무나 피곤했던 나는 12시 즈음에 클럽에서 나왔고, 친구는 좀 놀다 온다고 해서 혼자 밤길을 걸어갔다. 우리 호스텔은 코코봉고에서 불과 걸어서 10분 거리였으나 내가 갔을 당시 칸쿤에서 살인사건이 터져서 좀 불안했다. 그러나 전혀 불안할 필요 없었는데, 블록마다 총을 멘 경찰초소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보다 안전하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호스텔에 들어가자 가자 뻗었다.



D+31


드디어 멕시코에서의 마지막 날. 다음날 칸쿤 비행기를 타고 LA로 향하기 때문에 여행의 마지막날은 아니었지만 멕시코가 이제 끝이라 생각하니 너무나도 아쉬웠다. 칸쿤의 아름다운 해변은 대부분 호텔에서 프라이빗 비치로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큰맘 먹고 올인클루시브 호텔인 TRS Coral Hotel을 예약했다. 


이전에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올인클루시브 호텔에 묵었기에 이전만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호텔에서 보이는 칸쿤 해변은 플라야와 차원이 달랐다. 플라야보다 해초가 적어 해변도 깨끗했고(카리브해 쪽 공용해변은 대부분 해초가 뒤덮여 있어 바다수영하기에 좋지 않다.) 자본까지 결합되니 금상첨화였다. 썬베드에 누워서 바다를 보며 칵테일 한 잔 하며 한 달간 여행하느라 쌓인 피로를 풀었다.


칸쿤 호텔에서 보이는 카리브해. 멕시코 여행하면서 봤던 해변 중 가장 아름다웠다.


그렇게 해변과 호텔수영장에서 놀다가 아르헨니타 스테이크 식당에 가서 석양을 보며 저녁식사를 마쳤고, 어제 빡센 하루를 보냈기에 이날만큼은 여유롭게 바에서 맥주 한 잔을 하며 멕시코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TRS Coral hotel의 아르헨티나 식당(1,2,3)과 우리가 묵었던 호텔의 야경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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