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된 국가의 첫 10년 수도, 좀바 Zomba
말라위는 동남 아프리카에 위치하며 국경의 3면이 잠비아, 탄자니아, 모잠비크에 둘러싸인 내륙 국가이다. 영토의 크기보다 모양이 되게 독특한데, 마치 우리나라처럼 길쭉하게 생겨 남부, 중앙부, 북부 3개의 주로 나누어져 있다. 각 주를 대표하는 주요 부족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체와 족의 언어를 국가 공용어로 정해져 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말라위는 작은 나라이지만,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바다 같은 호수를 끼고 있으며, 인구의 40%가 16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젊고 활기찬 에너지가 어디든 그득그득한 나라이다.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는 천연자원을 두고서 내전이 많이 발생하는데, 담뱃잎이 나라의 유일한 자원이라 할 수 있는 이 자연의 땅에는 전쟁이나 부족 간의 큰 갈등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1950년대에서 1975년 사이에 유럽의 식민 지배로부터의 독립을 경험하는데 말라위는 1964년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이 되었다. 독립 직후 말라위의 수도는 좀바 Zomba 시였다. 좀바 산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이 도시는 말라위 남부에 있으며, 내가 2년 반 삶의 터를 잡은 마을이 속한 지역이다. 나는 좀바 시내에서 24km 떨어진 교외 농촌 지역에서도 좀바 고원을 올라가는 중턱에 위치한 오래된 선교 마을에 살았다.
그러다 독립 십 년째 되던 해에, 지리적 이점을 위해서 말라위의 수도는 중부 말라위에 있는 도시, 릴롱궤 Lilongwe로 이전되었다. 말라위 국회 의사당이 수도로 옮기는 데는 20년이 더 걸렸다. 같은 해 1994년은 독립과 공화당 설립 이후 27년 동안 말라위를 독재해온 해스팅스 반다 대통령이 정권에서 물러난 해이기도 하다.
수도가 바뀌어도 한 가지 바뀌지 않은 것 중에 하나는 말라위 국립대학이다. 말라위에서 가장 명문대로 꼽히는 말라위 국립대는 1965년도 설립 이래로 지금까지도 좀바 시내에 자리를 잡고 있다. 나라의 수도는 바뀌었지만 국가의 미래가 될 주요한 인재들은 계속 좀바 도시로 몰려오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로 바꾸어 쉽게 예를 들자면, 마치 서울대가 서울이 아닌 부산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인 서울’이 아니라 ‘인 부산’을 외치는 수많은 전국의 고등학생들을 상상해보는 것은 너무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좀바는 말라위의 상업 도시이자 제2의 도시인 최남단에 위치한 블란타이어 Blantyre와 70km 정도 떨어져 있다. 좀바에 없는 것은 블란타이어에서 찾을 수 있다. 경제적으론 수도인 릴롱궤보다 블란타이어 사람들이 잘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좀바에서 국립대학에 다니는 학생들 중에 대수는 수도인 릴롱궤나 블란타이어에서 온 중산층 가정의 자녀들이 많다. 주말이면 대학생들은 좀바에서 블란타이어로 가기 바쁘다. 대도시에서 온 젊은이들에게 좀바라는 도시는 언제 수도로 역할을 했는지 알아보기 힘들 만큼 오늘날 낙후되었다.
어쩌다 2년 반이 되어버린 나의 현지 생활에서 좀바를 방문한 숫자는 정말 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손가락이 좀 많이 필요하겠지만 …). 마을에서 생활이 익숙해지고 난 반 연차부터는 사업상 주민들과 함께 리서치나 물품 구매가 있는 게 아니고서는 시내를 잘 나가지 않았다. 너무도 빠르게 나는 산골 마을에서의 시골 생활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말라위에 살면서 내가 산골 마을이 아니라 도시에 살았다면, 좀바 시내에 살았다면, 혹은 블란타이어 시내에 살았다면? 나를 사로잡은 말라위의 매력과 내 가슴에 깊게 자리 잡은 기억과 경험들도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