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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Oct 31. 2020

에필로그

날 말라위에 날려줘 


인류가 달에 착륙하여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탐험을 시도하던 아폴로 미션은 결국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잠정 중단되었다. 이유는 어마어마한 천문학적 비용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나를 달로 날려달라'라고 달콤하게 속삭이는 이 노래는 아폴로 미션 때문에 오늘날 우리에게도 알려져 있지만 본래는 비유적인 의미에서 달에 도달한 것 같은 황홀하고 큰 기쁨과 사랑을 사랑하는 이에게 속삭이는 노래이다. 


플라이 미 투 더 문의 일부이다. 

날 달로 날려줘 
별들 사이에서 놀자 
봄이 어떤지 보자 
목성과 화성
 즉 내 손을 잡아
 다시 말해 내게 키스해줘요 
...
그리고 내가 영원히 노래하게 해 줘 
다른 말로 하면 제발 진실 해
다시 말해 사랑해

마치 아폴로 11호에 숨겨져서 몰랐던 '플라이 미 투 더 문'의 사랑의 메시지를 재발견하는 것과 같이, 저자는 말라위에 살면서 혼자서 키워온 인상과 환상 너머 삶이 일어나는 공간에서 우리 삶에 중요한 가치들을 재발견한다. 그것은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을 거스르는 경험이기도 했는데, 말라위에서 저자가 경험한 것은 어쩌면 우리가 지나온 과거이기도 하고, 어떤 면에선 우리의 미래에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나온 과거이다. 한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적은 양의 반찬을 조금 더 짭조름하게 만들어 한 끼를 채우는 모습이, 그래도 작은 거 하나라도 모두가 나눠먹는 그 모습이 말이다. 아무리 어려도 손님이 오면 가장 좋은 것을 내어주는 그 인심을 어떻게 당연시 여길 수 있을까? 살 수 없으면 만들어서, 재사용해서 써서 어느 거 하나 함부로 버리지 않는 그 모습은 우리가 지나온 과거이다. 


우리의 다가올 미래이면 좋겠다. 우리가 살아 숨 쉬게 해주는 이 살아있는 땅과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 전자시계가 아니라 자연의 시계인 태양의 위치만 보아도 하루를 가늠할 수 있는 그 모습이 말이다. 전기가 없어도 마음의 눈으로 보는 힘을 기르고, 어둠 속에서 새소리,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능력이 아직 능력이라고 부를 수 있으면 좋겠다. 


내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과 그 욕망 너머에 너무 평범해서 특별하게 음미해 보지 않았던 것들, ‘사람, 삶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새롭게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삶에는 저마다의 소중한 것, 가치 있는 것들이 있다. 때론 우리가 살아가는 반복적인 환경에서 그 기회를 우리가 만들지 않으면 그저 흘러가버리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그대들이 새로운 공간으로 직접 가고. 눈으로 보는 것도 있지만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그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다. 


"사랑을 위해 행해진 것은 선과 악을 넘어서 일어난다."

-선악을 넘어서, 프레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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