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지애 Nov 08. 2020

독일에서 카드 비번 3번 오류가 나면 생기는 일  

#53. 

100일 도전 53일차 

첼로 40분

요가 50분

독서 2시간

독일어 1시간 (1시간 못했다.)




유럽에서 - 독일, 영국, 은행을 이용 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다. 

카드 비밀번호 설정을 은행에서 해준다. 보안적으론 더 안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까먹으면 낭패...라는 것이다. 


그게 바로 오늘 나에게 일어났다! 


문제는 아예 까먹으면 은행에서 받은 편지들을 뒤져서 확인했을텐데, 

무언~~~~~가 세 번의 기회 중에 어떻게 조합을 하면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학비자는 정해진 금액을 빼서 쓰는 통장을 개설해서 거기서 매달 생활비 금액을 최대치로 쓸수 있게 되어 있다. 즉, 어학비자로 온 사람은 여기서 수익 활동이 법으로 허락되어 있지 않기에 재정 증명을 통해 그 돈만큼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아직 박사 과정도 대학에 신청을 하는 단계라 학생 비자를 받기엔 필요한 서류가 준비가 다 되지 않아서 나는 여기 생활비 카드에서 돈을 쓰거나 아니면 한국에서 아빠가 비상용으로 쓰라고 주신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쓴다. 특히, 세 달 전부터는 통장 잔고를 어느 정도 유로로 유지하기 위해 거의 쓰지 않고 있었다. 


정말 애인과 우리 부모님의 자비와 사랑이 없었다면 난 여기 있지 못 했을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결론은 세 달 가까이 카드를 안 썼더니 카드 비밀번호를 잊어버렸고, 결국 세 번 핀코드를 치는 기회를 다 써버려서 내일 월요일에 은행에 가서 줄을 서야 하게 생겼다. 다행히 내가 쓰는 은행은 직원 중에 영어를 쓰는 사람이 최소 한 명은 있기에 나의 어설픈 독일어와 바디랭귀지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24시 콜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바로 안내원이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기계 질문에 답을 하면 차례 차례 넘어가서 마지막에 안내원과 연결되는 것이었는데, 몇 가지 질문에 무사히 알아듣고 답을 하다가 어느 순간... 안내는 끝났는데 그저 정적만 흐르는 시간이 오게 되었고, 결국 연결 실패. 


그래도 이러면서 현지 생활도 배우고, 여러가지 생활 노하우도 생기는 것일테니, 그저 내일 있는 서류 몽땅 들고 가서 '비터 힐펜 미쉬 Bitte hilfen mich, Help me please' 를 외쳐야겠다. 처음 은행 계좌를 열 때 통장카드 받기 까지 2-3주 걸린 것 같은데, 이번에도 카드 쓸 수 있을때까지 그렇게 기다려야하는지 궁금하다 벌써. 


사실 은행 atm에서 무작정 3번 시도를 실패할 줄 모르고, 비번을 미리 집에서 찾아보지 않고 나의 직관을 믿었던게 실수였다. 집에 서류가 분명 있는데, 마음이 급했던 것이다. 결국 마지막 시도를 하고서 '더이상 돈을 뽑는 게 불가능합니다.'란 메세지가 기계에 떴을땐 정말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특히 집에 와서 서류들을 디져 핀코드를 확인했을 때의 그 허탈감. 그 조합이었어!!! 


그래도 은행 가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고, 돈을 잃거나 사기 당한 것도 아니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작가의 이전글 습관은 실천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