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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Nov 16. 2020

1992년산 캠핑카에 새생명 불어넣기

#60.

100일 60일 차 

독서 1시간 40분 

요가 50분 

독일어 1시간 

첼로 30분 




박사 장학금 발표가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다. 참지 못하고 이메일로 물어보았다. 

이번 주 금요일이면 발표가 날 거라고 한다. 발표 후 일주일 뒤가 면접이기에 결과에 상관없이 그냥 지금부터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려고 한다. 원래 오늘부터 하려고 했는데, 저녁에 친구 커플네에 초대를 받았고, 낮 시간에는 오랜만에 카라반 내부를 싹 다 청소를 했다. 


우리 카라반은 피앗 두카티 1992년 산이다. 


너무 오래되었고, 천장에 누수 문제가 너무 심해서 처음 샀을 때는 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했다. 지금은 카라반 수리와 목공에 일가견이 있는 우리 이웃 덕분에 지붕을 최저 예산으로 구멍 난 부분과 단열들을 다 뜯어내고 수리 중에 있는데, 99%가 끝이 났다. 그 작업에 남자들이 몰두하느라 먼지며, 각종 자재들의 잔여 먼지와 가루들이 카라반 내부 곳곳에 버젓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지붕 위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일은 못하지만 정리정돈과 먼지 제거는 내가 철저히 처리하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이 거의 다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인 오늘 그 일을 하기로 했다.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가 집에 널려 있는 이런 상황이 카라반 실내 작업을 할 때 산업용으로도 언제든 쓸 수 있으니 참 편리하다 (?). 아니면 작업용으로 따로 구해야 했을 것이다.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오랜만에 좋았다. 다음 주 내내 이제 며칠간 또 추적추적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잠시 따뜻해진 것 같다. 작업하기엔 정말 최고였다. 정리를 하고, 집에서 생수병에 물도 담아가서 걸레질까지 해줬더니 차 내부가 훨씬 예뻐졌다. 


그간 몇 개월간 작업을 하면서 녹슬고 물이 새던 구조물들을 다 떼어낸 터라 이제 곰팡이 냄새도 전혀 없었다. 우리 캠핑카는 화장실도 안에 있는데, 수도며 화장실이며 다시 손을 봐야 하는데 우리 다 지식이나 경험이 전혀 없어서 전적으로 우리 이웃의 리서치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나도 처음에 이것저것 유튜브 영상과 동호회 블로그 같은 것에 들어가서 정보들을 찾으며 도움을 줄랬는데, 두뇌는 하나인 게 팀워크에 좋은 것 같다. ㅎㅎ(핑계?)


내부에도 여러 작업들이 앞으로 남아 있지만 가장 큰 문제였던 지붕이 해결이 대략 되었기에 다행이다. 

우리 캠핑카로 연말에 오늘 저녁에 초대해준 커플 친구들과 베를린 외곽이든 독일 다른 도시든 (록다운이 풀린다면) 해돋이를 보러 가자고 했는데, 그때까지 우리 차가 그만한 컨디션을 갖출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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