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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Nov 22. 2020

아프지 않을 선택

#66. 

100일 도전 66일 차 


독서 30분 

독일어 1시간 반 

요가 30분 

첼로 40분




내 심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안이 하나가 있다. 

해외에 살면서, 어딘가에 크게 속하지 않게 되면서, 어느 일 하나도 크게 다가오고 엄청 중요한 일처럼 느껴지는 그런 기분을 아는가? 

요가와 명상, 그리고 독서를 하면서 점점 편안해지고 스스로 멀리 내다보는 습관을 기르면서 나아졌지만, 그래도 워낙 큰일이 일어나지 않던 내 삶에 무언가 결정이 나고, 그 결정이 앞으로의 몇 년을 가르는 그런 일이라면 좀 긴장도 되고, 잠도 못 자고 그래도 되는 거겠지? 


문제는 결정이 나기로 한 날에 결정이 나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시간으로 이메일로 발표가 날 것이었기에 내 뇌는 어젯밤 한숨도 무의식에 깊게 빠져들지 못했다. 내 의식이 자꾸 나를 깨워서 폰을 확인해라고, 한국 시간은 몇 시인지 계산하라고, 사무실 시간이 마치려면 시간이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고 나를 계속 알렸다. 


여기 시간으로 오전 9시, 

한국은 저녁 6시. 


사무실 업무가 마감되었을 시간이었다. 나에겐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 


망연자실했다. 최종 발표도 아니었고, 서류 합격 발표였기에... 물론 당연히 붙을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결국은 경쟁이니까. 


그렇게 망연자실해하며 한국에 엄마와도 통화를 하고, 나의 애인도 옆에서 위로를 해주었다. 그런데 그때, 

이메일을 받았다.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평가를 하고 있는데, 아직 독일에서 내 평가가 도착하지 않아서 연락을 못 주었다며 다음 주 초에 연락을 주겠다고 하셨다. 이런...! 아직 희망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쁘면서도 또 다른 희망고문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교차했다. 


요즘 정말 몸과 마음과 정신이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란 것을 너무나 뼈저리게 느낀다. 잠을 못 자기 전부터 몸이 쿡쿡 쑤시며 아파왔다. 


이제 내일이 되면 무언가를 확실히 알 수 있게 되겠지. 

그래도 면접까지 갈 경우를 대비해서 면접 준비는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리 전투적이지 않게. 


내가 여태 한 것에 당당하게 그리고 더 집중을 하면 기회는 올 것이고, 지금 놓친 기회는 더 큰 기회가 올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으로선 발표가 날 까진 마지막 기회다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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