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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Dec 08. 2020

당신 사랑으로부터의 배움

#82. 

100일 챌린지 82일째


독서/ 콜로키움 준비로 읽은 자료들 1시간 30분

요가 20분

독일어 X

첼로 40분 




오메, 독일어는 정말 시간을 할애하기가 힘들다... 영상을 보려고 켜 두었다가도 왠지 인터뷰 준비를 마지막으로 하겠다 하여 노트 정리를 하고 나면 이미 30분씩 지나있다. 인터뷰 끝나면 정말 더 열심히 하겠다. 흑흑. 어쩌면 한 시간 공부하겠다고 잡은 게 무리인지도 모르겠다. 하루에 10분이라도 해야지. 오전에 먼저 해두어야지. 브런치처럼. 


루틴을 할 때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는 것보다 오전에 아예 싹 끝내 놓으면 오후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오전에 바로 인터뷰 준비를 하다 보면 그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난 중요한 것, 해야 하는 것은 제대로 갖추지 않고도 우선 입 밖으로 내뱉고 행동하는 편인데, 이게 마음먹기에 어렵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면 어느덧 시간이 술술 간다. 신기하다. 루틴들은 특히 시간이 그리 오래 필요한 것도 아니라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시간을 활용하면 좋겠다. 그것도 이제 딱 이틀이다. 내일모레 오전이면 드디어 인터뷰... 잘하자! 


서른이 되도록 그리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하고 해외 생활을 많이 하면서 여러 면에서 전형적인 한국의 삶이 어떤 것인지 무지한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사회적 시선에서 '전형적' '일반적'이란 말을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묶어서 이야기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이야기와 맥락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난 연애에 있어서는 사람을 만나는 것에 있어서는 이번 애인을 만나기 전 까진 제대로 사귀기 힘들었고, 그렇다 해도 전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만남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사랑한다는 게 그를 믿고, 또 나 자신을 믿고, 서로가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것을 믿는 것인지 사실 지금도 매 순간 깨닫고 있고, 배우고 있다. 이런 면에서 나와 애인은 정말 다르다. 애인은 한번 만나면 진득이 만났던 편인데 3년, 4년씩 만나고 결혼에 대한 생각은 아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한번 만나면 그와 평생을 한다는 생각이 항상 박여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헤어지고 나면 많이 힘들었다고... 난 헤어지고 나면 물론 슬펐지만 그리 많이 슬프지 않았다. 난 그 이유가 할 만큼 했는데 안되었으니 어쩌겠어라는 생각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난 희생하고 양보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타협하고 서로 이해를 바탕으로 하며 둘이 붙어 있어야 하나 하는 게 내 생각이었다. 


우리 둘 다 진화했다. 애인은 그런 깊고 여린 사랑에서 자신을 먼저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도 자신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연애를 하며, 누군가와 하나의 운명공동체가 되어 살면서도 '자유롭다'라고 느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근데 근본적으론 상대를 그 자체로 이해하고 한 방향을 가는 게 한 가지를 선택해서 둘이가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연구에 인권활동을 하고 애인은 음악과 첼로 교습, 공연 등을 한다. 우리의 공통 그라운드는 어느 정도의 자유로운 시간 활용이다. 집에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각자 일을 한다. 공통의 것은 앞으로 살 집, 지금 수리 중인 중고 카라반, 혼인 신고 계획 등이 우리를 묶어주는 것들이다. 이것도 같이 한다고 해서 50대 50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강요하지 않는다. 


난 내 자유를 지키고 내 삶을 산다는 '핑계'로 마음의 문을 완전히 열지 않고 살았다는 것이 지금 애인을 만나면서 성찰, 반성? 미러링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그를 만난 때가 그 역시 전적으로 믿고 상대에게 사랑을 주되 나 자신을 먼저 지키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후였기에 나에겐 더 배울 것들이 많았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것,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 믿는다는 것, 이것들이 다른 것 같지만 결국은 하나의 씨앗에서 트이는 것 같다. 


감사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기꺼이 하는 마음을 잊지 말고,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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