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한지애 Jan 27. 2020

나의 베를린 공식 책상이 생기다

제대로 공부하기 위한 첫번째. 나만의 책상! 

남자친구의 플랫 (아파트)에 같이 지내고 있다. 

널찍한 방과 주방이 딸린 집이다. 우리 둘이서 지내기엔 너무 아늑하고 최근에 프로젝터도 두면서 더 사랑스러운 집이되었다. 

그중에 유독 길달했던 우리 주방 한켠에 나의 공부/ 창작 공간이 만들어졌다. 


나와 남자친구는 베를린 로컬식 생활 방식을 매우 활용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베이 클라이넌자이건(https://www.ebay-kleinanzeigen.de/stadt/berlin/)을 애용하는 것이다. 


이베이 클라이넌자이건은 한국으로 말하면 중고나라 같은 웹사이트인데, 중고를 거래하기도 하고 무료로 나눔을 하기도 한다. 최근들어서 남자친구와 우리 주방을 개조하는 것을 이야기 나눴는데, 공간이 생기면 나만의 책상을 갖고 싶다고 했었다. 방이 하나인데다 남자친구는 음악 작업을 해서 책상이 스피커와 믹서기, 그리고 스캐너까지 꽉 차있기 때문에 나와 나눌 수가 없고, 특히 첼로 교습을 우리 방에서 하기에 학생이 오면 난 영락없이 주방에서 컴퓨터를 하곤 했다. 그래서 주방에 음식을 먹는 테이블이 아닌 공부를 위한 공간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우리는 이 게시글을 보게되었다. 아니, 남자친구가 먼저 발견했고 나에게 링크를 공유해주었다. 

이케아 제품으로 원목으로 제작된 깔끔한 디자인의 전형적인 학습용 책상이었다. 할렐루야! 

https://www.ebay-kleinanzeigen.de/s-anzeige/ikea-tisch/1309181562-88-3387?fbclid=IwAR1Zd_bVtu1Uk9_Xcb6PtkolxET6BXuddic16t_xhO-qRL6weE7qv8eU37s


남자친구는 이베이 웹사이트를 통해 책상을 내놓은 주인에게 연락을 취했다. 같은 구 Neukoln에 살고 있었지만 총 40분을 가야하는 거리였다. 몇번 다른 게시글과 유로로 사야하는 것들도 비교한 끝에 이 책상을 받으러가기로 했다. 지하철 - 버스를 타고 가서 주인을 만나고, 이런저런 중고거래에 관련된 일담을 나누며 기분 좋게 책상을 들고 나왔다. 둘이었기에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대중교통으로 운반을 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았다. 

돌아오는 길엔 다행히 버스 하나면 종점까지 쭉 가는 노선이었어서 버스 안에서가 다소 불안불안했지만 다행히 승객도 많이 없었다. 혼자였다면 더 힘들었을것이고 엄두 조차 못냈을 것이다. 함께해서 너무 좋을땐 이럴때이다. 작은일이고,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지만 우리가 둘이기에 한 마음이기 할 수 있는 것들을 남자친구를 통해서 여러번 경험한다. 


둘다 낮 시간을 각자 작업을 하고, 또 주방에 공간 정리를 하고 저녁 시간 다되어 밥을 못 먹고 운송을 하러 간지라 배가 너무 고팠다. 그럼에도 우린 도착하자마자 주방에 책상 놓을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찻장 하나를 더 빼야했는데, 찻장을 옮기고 그 자리 청소기를 밀고, 밀대질을 하고 모든 일을 다 해놓고 저녁을 준비했다. 

저녁은 어제 아시아 수퍼마켓에서 산 한국식 비빔냉면과 삶은 두부에 김치! 한국음식을 너무너무 잘 먹고 좋아하는 남친 덕분에 난 어디서든 어딜 가든 살이 줄어들지가 않는다. 


그렇게해서 완성된 우리의 주방 모습은 대략 이렇다! 

책상 바로 옆에 큰 창문 밖으로 이웃들의 창가를 바로 바라볼 수 있다. 


책상 놓기 전 찍어놓은 인증샷이 없다. 그치만 아래 사진에서보면 찻장이 두개가 있는데 원목 찻장을 왼쪽으로 좀 더 옮기고 그 옆에 책상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하얀색 찻장은 다 정리해서 밖에 내놓을 예정이다. 





그리고 기존에 6인용으로 펼쳐놓고 쓰던 우리의 식탁은 다시 4인용 사이즈로 줄였다. 이제 나는 내 책상에서 작업을 하고 남자친구는 때로 여기에 여유롭게 앉아서 함께 일을 하거나 방에서 작업을 할 수도 있다. 

우리 주방은 전반적으로 이 곳에서 2년 넘게 남자친구가 살면서 얻어온 것들, 중고 사이트에서 저렴하게 구한 것들이 다 녹여있는데, 큰 돈 들이지 않고 그럴 수 없을때 꼼꼼하게 살림적이게 오랜 시간에 걸쳐 혼자서 해낸 그가 정말 난 자랑스럽다. 그래도 자기 취향에 맞게 원목으로 된 것들로 꾸며놔서 모든 것이 갖춰져 놓으니 꾀 예쁘다. 




나의 책상위엔 또다른 책상이 있는데 이것 역시 같은 중고사이트에서 오래전 남자친구가 내가 그림그리는 걸 계속 했으면 좋겠다며 이케아 거의 새거인 원목 이젤을 누가 내놓은 것을 사다줘서 생긴 것이다. 왼쪽 램프 역시 자주 가는 세컨핸드샵에서 5유로 주고 구매했다. 굳이 물건을 새로 사고 비싼 돈을 주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하면서 품격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현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앞으로 이 책상에서 곧 시작할 박사공부와 나의 힐링이 될 그림 작업도 열심히 해봐야겠다. 

기분좋고 뿌듯한 주말 저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일 어학비자 실전수기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