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만해도 베를린에서 내가 그린 오늘
많은 것이 변했다.
어쩌면 변하고도 크게 변한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습관처럼 쓰는 저널에는 일자별 적어놓은 약속, 데드라인, 여행일정 등이 있는데
다 도로묵이 되었다.
내가 베를린에서 올해 다짐했던 것 중에 하나가 일상에 대한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것이었는데
사태가 이리 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브런치를 할 여유가 없었다.
여러가지 프로젝트며 그림그리기 취미이며 어떤 걸 꾸준히 잡고 하는 것이 말처럼 정말 쉽지 않음을 다시 느꼈다.
프리랜서의 삶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열망
장기적으로는 문화예술을 정말 필요한 이들과 함께 그리고 그들의 상상력과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것
이 실현되는 날이 올까?
너무 욕심이 많나?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웃을 돕고, 조직을 꾸려서 긴급한 시기에 도움을 건네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든다. 누구나 돕고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지만 행실로 옮기는 것은 정말 다양한 이유들로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나도 베를린에서 그렇다.
그나마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여분으로 주문했다가 남은 마스크들을 개당 1유로에 팔았는데,
그걸 파는 것도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그러나 묶음으로 파는 것을 다 나눠주기엔 우리쪽 형편도 그리 여유가 있지 않았기에 팔았는데, 또 받으러 오시는 분들도 그렇게나 고마워하셨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하다.
특히 코로나든 아니든 부쩍 여러 프로젝트'준비'단계로 집에서 이것 저것 끄적이는 시간이 많아지는 나의 시간에
나의 쓰임과 만족도가 나만을 향해있는 이 시간들이 늘 바쁘게 분주하게 어울려 활동하던 나에겐 아직 적응되지않는다.
반면에 글쓰기, 그림그리기, 요리하기 등 소소한 것들을 하면서 얻는 즐거움과 그 안의 성장이 전혀 가치가 없지는 않다. 다만 익숙하지 않다.
모든것에는 다 뜻이 있겠지.
나에게 이것 저것 다 배우라는 거겠지.
그래, 천천히 그리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금껏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