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를 믿으세요?

블랙매직에 빠지다!

by 한지애


말라위는 릴롱궤, 블란타이어 등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은 상업을 기반 으로 하는 작은 시장들이 형성되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농업에 의존해서 살고 있다. 그래서 농촌지역이라는 것이 흔히 일반적이며, 이러한 지 역에는 거대하고 광활한 텃밭과 대가족이 가족 공동체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에서는 종종 은밀하게, 조심스럽게 오고 가는 이야기 가 있다.

“어느 집 어느 영감이 용하대, 거기로 가봐”, “이번에도 또 그 양반이 누구 랑 원수지간이 되어서 결국 저주를 받았다지 뭐야”, “누구 엄마가 글쎄 그 주 술 할범 한테 그 약을 받아서 누구에게 저주를 부어서 저렇게 됐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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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될 것 같지만,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런 이야기가 존재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나 역시 이러한 은밀한 존재를 직접 마 주한 경험이 있다. 2014년 10월 어느 날, 좀바 시내에 있는 은행에 돈을 찾으 러 갔다. ATM 기계에서 돈을 찾자 마자, 바로 버스를 탔는데 버스에 앉아서 가방을 열어보니 돈이 통째로 사라진 것이다. 돈에 발이 달린 것도 아닐 테고, 내가 돈을 어디에 두고 자리를 비운 적도 없었기 때문에 이는 너무 충격적이 었다. 결국 나는 돈을 찾을 수 없었고, 지나온 자리를 되돌아가 보기도 했지만 아무 소득이 없었다. 그렇게 마을로 돌아오고 나는 내가 겪은 일을 마을에서 친하게 알고 지낸 청년에게 말해주었다. 그는 나름 지식인이었고, 항상 열정이 넘쳤으며 추진력이 좋은 보기 드문 청년이었다. 그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조심스레(?)’ 다가와서는 자기가 지금 하려는 이야 기를 나와 유대관계가 깊은 촌장님들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는 나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내가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근데 꼭 비밀로 해야 해요. 궁금해요?”


나는 당혹스러움과 솔깃함이 동시에 들었고, 그에게 무엇인지 알려 달라 고 했다. 그러자, 그는 나를 1시간 정도 걸어간 우리 마을 근처 옆 동네로 데리고 갔다. 처음 가보는 곳이었기 때문에 약간은 걱정도 되었지만, 우리 마을 에서는 어딜 가도 한 시간씩은 가야하고, 그 청년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그 저 묵묵히 그를 따라갔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허름한 마을의 전형적인 집이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 가자, 몸이 앙상하게 마른 나이가 꾀 있어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다. 우리는 마당에 적당히 자리를 깔고 앉았다. 나를 인도해 준 청년과 할아버지 가 나에게 일어났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몇몇 세부 사항에 대 해서 이야기 할 때, 그는 나에게 영어로 한 번 더 물어보곤 할아버지에게 다 시 현지어로 설명을 해 주었다. 두 분이 이야기가 끝난 뒤에, 청년은 나에게 할아버지가 나에게 이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해 주는 특별한 의식을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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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론 할아버지가 그것을 공짜로 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호기심으로 그 의식을 해 보고는 싶었지만 큰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나의 의도는 순전히 해 보지 못한 경험을 하는 것이었지, 그 할아버지로부터 정말 다시는 도난 사건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힘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기에. 실제로, 그 뒤에 크고 작은 도난은 나의 부주의로 몇 번 일 어났다. 여하건, 나는 청년에게 내가 얼마 전 그런 도난도 있었고, 지금 큰 돈 을 지불 할 여력이 없다고 피력했다. 청년은 할아버지와 논의를 하는 듯 하더 니, 가진 만큼 주라는 것이었다. 처음 내가 제시한 금액이 너무 적은 금액이라 고 하면서 할아버지는 불편한 기색을 하시길래, 그럼 난 안 해도 된다고 하자, 다른 말라위 사람들에게도 잘 통하듯, 그는 한 푼도 안 받는 것 보단 저거라 고 받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내가 제시한 금액을 수용했다. 당시에 나 는 약 4000콰차(당시 물가로 약 8,000원 정도)를 지불하고 ‘신비로운’ 의식을 거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혼자 집 안으로 들어가시더니 여러 가지 도구를 가지고 나오 셨다. 그 중에는 다 깨진 핑크색 플라스틱 작은 손 거울, 미술용 붓이라고 하 기엔 다소 거칠고 두꺼운 붓이었고, 심지어 몇 십 년 묵어 보였다. 그리고 그 는 거의 깨져서 쓸모가 없어 보이는 호로병에 그 붓을 넣어 물에 적셨다. 그 러곤 나에게 신발을 벗으라고 했고, 나의 신발, 내 몸, 머리 그리고 당시 내가 메고 간 가방의 안 곳곳에 물을 적신 붓을 탈탈 털어 적시는 것을 반복하였다.

마법의 호로병과 마술 붓, 그리고 신기한 양철 물통 마술 붓에 물을 묻혀서 내 신발과 가방에다 의식을 거행중인 할아버지.

처음에 나는 이게 무엇인가 어리둥절했고, 동시에 예고 없는 물세례에 정 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나, 그 사이에도 쉴새 없이 할아버지는 직접 만들었다 는 검지 손가락 두 뼘 만한 모래 주머니 같은 것 2개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나에게 주머니 하나는 나의 지갑에 넣고, 나머지 하나는 자주 메고 다니 는 가방 안에 넣고 다니라고 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그는 정체 모를 아주 연 한 갈색 가루를 작은 비닐봉지에 넣어 주시면서, 이 가루로 집에 가서 목욕을 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물세례 이후에, 꾀 이성적인 사람이 되었고 그 상황이 무척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내가 내 발로 여기까지 따라왔다는 것을 한번 더 깨달았다.


‘내가 도대체 여기서 무엇을 하는 것인가?’


내 머리가 나에게 소리치며 나의 이성이 백 퍼센트 돌아오려고 할 무렵, 할아버지는 나를 시험하듯, 또 다른 흥미로운 도구를 꺼내셨다. 그것은 바로 여러 부분이 산산조각 난 핑크색 작은 손거울이었다. 그러고 그는 거울을 통 해서 나를 시기 질투하는 인물이 두 명이 보인다고 했다. 나는 그의 이 한 마 디에 또 다시 시험에 걸려 들었다! 그 2 명이 누구인지 너무 궁금했다. 나는 나를 그 곳으로 데려간 청년을 통해서 할아버지에게 그게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이야기 했다. 그러자, 정말 놀랍지 않게도(?) 그는 나에게 또 다시 소정의 비용을 요구했다. 나는 속으로 무척 갈등을 했지만, 다행히 나의 이성은 내가 더 이상 빠져드는 것을 막아주었다. 할아버지가 나에게 준 정보는 두 명 중 한 명은 무척 뚱뚱하다는 것과 둘 다 남성이라는 것이 다였다. 정말 그의 거 울에는 내가 아는 어떤 얼굴들이 나타났던 것일까? 앞으로 영영 풀리지 않을 궁금증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그 가루를 손에 들고서, 그날 저녁 정말 저 가루로 목욕을 해야 할 지 말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 어지는 법, 집에 오고 난 후 나의 정신은 아무 일 없이 살아 돌아온 것에 만 족했고, 반신반의 하는 마음을 접고서 가루로 목욕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가 준 모래주머니는 몇 개월 간 내 지갑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나 도 모르게 그가 한 말에 넘어간 듯 하였다. 한 6개월 이후 내 지갑에서 그의 모래주머니를 버리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고, ‘혹시나 그의 말을 어겨서 나에게 저주가 걸리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도 있었으나, ‘그에 흔들리지 않겠다!’라 고 다짐을 하고 과감하게 그와 나의 보이지 않는 보호 관계는 청산이 되었다. 그 이후에 나는 말라위에서 단 한번도 주술사를 다시 찾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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