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위 소녀들의 성년식,치나뫄리(Chinamwali)

소녀가 여성으로 성장하기 위한 어른들의 지침은 무엇일까?

by 한지애

치나뫄리는 말라위, 짐바브웨 그리고 잠비아 등 몇몇 아프리카 국가에서 어린 여자 아이들이 월경을 시작하는 사춘기에 접어들면, 더 이상 어린아이 가 아니라는 것을 마을 여성들이 주도로 성교육을 해주는 의식을 말한다.


치나뫄리 의식에서 어린 소녀들은 미래의 남편을 만났을 때 그와 그의 가족들에 게 어떤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지, 그리고 남편과의 잠자리를 할 때 어떻게 남 편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친척 또는 교회를 통해서 조언과 지 침을 듣는다. 남자아이들을 위한 성년식은 잔도(Jando)라고 부르는데, 잔도 기간에 남자아이들은 포경수술을 한다고 들었다. 내가 머물던 고등학교 게스트하우스에서 포경 수술을 위해서 시내에서 파견 온 간호사들과 10일 정도 함께 집을 나눠 쓴 적이 있었다. 마을에 있는 보건소에서 장소를 마련해주고, 포경 수술을 희망하는 소년들이 적은 금액을 내고 수술을 예약하고, 포경 수술을 받으 면 된다. 포경 수술을 하는 주된 이유는 HIV/AIDS를 비롯한 성병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년식 기간은 남자아이들이 여자 아이들보다 오래 걸린다. 내가 살던 지역의 경우에 여자 아이들은 3,4일 정도 하고, 남자아이들 은 보통 3주에서 한 달 까지도 걸린다고 한다. 여자 아이들은 이 기간 동안 부모에게 배운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금지되고, 주로 마을에서 존경받는 중년의 여성으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성년식의 첫 단계는 의식이 진행되는 가정집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안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의식은 매우 신비롭고 고귀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도록 집 주변 전체를 지푸라기나 비닐 같은 것들로 둘러싼다.

본격적인 의식과 행사는 주로 저녁에 이루어진다. 여러 마을이 비슷한 시 기에 성년식을 하기 때문에, 성년식은 말라위 정규 방학 기간인 8월 중에 일 어나며, 이 시기는 보통 마을 사람들이 4월에서 5월 사이 한 해 추수를 마친 후 먹을 것이 풍족한 시기이다. 성년식을 진행하기 위해서 음식, 접시, 냄비 그리고 땔감 등 공동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주민들이 분담하기 때문에, 곡식을 수확하고 먹을 것에 대한 걱정이 없을 때 이 성년식은 한다는 것이 흥 미로웠다. 사춘기라고 하면, 보통 소녀들이 월경을 시작했는지 여부로 결정한다. 소녀의 나이가 14살이라도 아직 월경을 안 했다면, 성년식에 참여할 수 없다. 하지만, 소녀의 나이가 10살이라도 월경을 시작했다면 성년식에 참여해야 한다. 여자 아이들이 월경을 시작하면, 언제든 임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 연식은 마을에서 공동으로 하는 행사이다 보니, 부모들은 마을 촌장님에 대한 두려움과 존경의 표현으로 때론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녀를 성년식에 보내기도 한다. 마을에서 여자 아이들이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는 마을에 같이 살고 있는 남성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른들은 월경을 하는 소녀가 이 성년식을 치르지 않은 채 임신하는 것을 수치로 여긴다.


예전엔 이 성년식에서 여자 아이들의 할례도 이루어졌었다고 한다. 하지만, 의식 과정에서 많은 소녀들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거나, 이후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서 지금은 거 의 시행되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살던 지역에는 여성 할례가 없어진 지 꾀 오래되었다고 했다. 지금 할례를 하지 않더라도, 소녀들의 성년식은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나의 짧은 지식과 경험으로 말라위 전체 상 황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소녀들이 치나뫄리를 치르고 나 면, 결혼을 원하는 주변 마을 남성과 강제로 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 기 때문이다. 또한, 성년식에서 배우는 내용들 또한 다소 수위(?)가 좀 높다. 한 예로 소녀들은 미래의 남편의 성행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음순을 늘리기도 한다. 또한, 이 시기 동안 유일하게 외부에 노출되는 것은 행사가 이루어지는 집 안에서 소녀들이 부르는 노래이다. 그 노래는 온갖 외설로 가 득 차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이 민망하기까지 할 정도이다.


한 지역의 전통과 관례이기에, 난 관찰자이자 친한 여자 동료들에게 개인 적으로 이런저런 질문을 조심스레 할 뿐이지 한 번도 이 행사에 대해서 깊게 논의를 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조혼과 관련해선 직접적으로 치나뫄리의 영향 이라기 보단, 소녀의 어려운 가정형편이나 부모의 강요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조혼 자체가 많다 보니, 마을 어른들 입장에서는 성년식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조혼 이후에도 성공적으로 결혼생활을 위해서 필요하다 고 생각하는 것 같다. 치나뫄리 기간 중에 의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한 마을의 집을 지나다가 아이들이 큰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있었다. 난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메모리에게 무슨 뜻인지 물어보았다. 메모리는 얼굴을 붉혔다.


“노래 가사는 지금 말로 할 수 없어요, 이따 집에 도착하면 이야기해 줄 게요”


이후, 집에 도착한 후 메모리는 가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노래 가사는 ‘충격’ 그 자체였다. 노래 가사는 이러하다.


‘어젯밤이었지. 그와 내가 마고메로(모텔 이름)에서 만난 것은. 그가 나를 애무했을 때, 난 머리가 너무 아팠어. 그가 나를 애무했을 때, 내 다리는 너무 아팠어. 그가 나를 애무했을 때, 내 허리는 너무 아팠어.’


이어서 메모리는 말했다.


“치나뫄리는 조혼을 막는 것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아요. 오히려, 조혼을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 노래는 아이들을 위한 노래가 전혀 아니에요!”


아이들이 그렇게 신나게 목청이 떠나도록 부르던 그 노래가 저런 가사였 다는 것을 알고는 솔직히 마음이 아팠다. 과연 아이들은 노래 가사가 무슨 의 미인지는 알까? 아니, 그 나이에 그런 의미를 아는 게 필요할까? 마을의 전통과 관례를 지키고, 그를 통해서 마을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분명히 중요하지만, 그 의식에 참여하는 어린 소녀들의 삶에 그러한 의식들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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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이의 생일잔치를 위해 의상을 맞춰 입은 마을 여자아이들. 저 검은 봉투로 덮은 바가지는 공연할 때에 관중들로부터 돈을 받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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