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권을 단숨에 읽었다.

23일 차라고 할 수 있을까?

by 한지애

23일차 보고

첼로 40분

독서 2시간 반

요가 대신 명상 30분


요가도 못했고 독일어도 못.. 아니 안했다.


어제 남인숙 작가와 김미경 원장의 인터뷰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자기계발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 그녀의 취향 (?)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책을 20권을 넘게 쓴 사람의 관점과 경험을 듣고 싶어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여러 이야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이 있다.


"글은 한으로 쓰면 안되요. 글을 쓰면서 그 한을 넘어서는 마음의 상태가 되었을 때 글을 마무리를 지을 수가 있어요"

인터뷰를 하는 내내 입가에 진 미소를 보면서, 그녀가 자신이 하는 것 진정으로 즐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작가의 모습이 영롱하다 못해 저렇게 '성공' 할 수 밖에 없을 만한 내공을 갖은 사람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어제 나에겐 결국은 나의 내면에서 야기된 불안에 잠식 되고 말았다. 여러가지 해야 하는 일들이 순탄하게 하나의 큰 흐름을 타고 흘러가는게 아니라 곳곳으로 다 퍼져서 어느 것 하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나에게 이런 일들일 일어나나?"

"왜 난 쓸모 없는 사람일까?"

"난 왜이렇게 짐이 되는 사람일까?"


혼자서 보내는 무한한 자유시간 속에서 다양한 것들을 탐색해보고 나에게 집중 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참 늘 한결같이 머물러 있지 않는 듯 하다. 어제는 그 자유시간이 한없이 부족한 시간이라는 생각과 무엇 하나도 이 시간 안에 난 완성해 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벼락치기도 해서 가능성이 있어야 집중을 해서 투자를 할텐데, 처음부터 손을 대야하면 아예 공부안하고 시험장에 과감하게 들어가고 마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어제 그렇게 애인에게도 투정에 화을 내고, 와인을 조금 과하게 마시고는 의도적으로 매일 하기로 약속한 것들도 피해버렸다. 머리 속에 있지만 하기 싫었다. 의미가 없어보였다.


그러다가 어제 막 가입한 리디북스를 통해 김세중 작가가 쓴 "단순하게 사는 지혜"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평소 성철스님과 법정 스님이 살아 생전에 자주 하셨던 말씀과 그 지혜들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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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렇게 타이밍이 잘 맞았을까?

나는 고통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세 가지 악을 하루만에 다 행하고 있었다.

탐욕, 화, 어리석음

여러가지를 다 이루고 싶은 마음, 애인에게 화풀이를 하는 마음, 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 외면하는 어리석은 마음.


마음이 불안한 것은 그 원인도 내 안에서 있고, 그에 대한 답도 내 안에서 찾아야만 한다.

그것은 시간이 없어서, 비자가 불안정해서, 남이 답변을 빨리 안줘서 내가 그러한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이 조급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물론 외부 상황이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그치만 내가 그 상황을 이겨내는 힘은 그 안에 잠식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강인함을 키우고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이지, 외부에 바람이 칠 때마다 휘청휘청거리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겪는 시간이 감사하다는 것을 마음으로 머리로 잘 알고 있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 나에게 아직 진정으로 감사하지 않았다. 책에서도 우리는 늘 새롭게 살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경험하면서 우리는 풍성한 존재가 된다고 하였다. 지금 이 어려운 시간들은 나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의 삶은 계획대로 내가 이루고자하는 대로 다 그 길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서 다양한 감정과 기분을 느끼고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나자신 나뿐이라는 것을, 그것을 마지막까지 잘 지켜야 하는 것은 내 자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조급해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정신과 에너지를 여러 곳에 분산하지 않고 몇 가지 추려서 초점을 둘 것이다. 나와의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다. 내 존엄성을 지킬 것이고, 외부에 좌지우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답이 없는 듯한 무료하고 무의미한 하루였지만, 그 하루 끝에 난 이 값진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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