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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aopal Dec 29. 2018

[넷플릭스 영화] 블랙 미러 밴더 스내치, 강력추천!

이전 글에도 언급한 적이 있듯이, 나도 인간이면서 인간이라는 단어를 내뱉을 때마다 조금 민망할 때가 있다. 

내가 철학자도 과학자도 아닌데 인간을 분석하려 드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 미러를 설명하려면 인간이라는 단어를 써야만 한다. 

이 시리즈만큼 인간의 본성을 가장 섹시한 방법으로 추악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는 드물기 때문.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블랙 미러 시리즈는 풍자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찰리 브루커가 제작했다. 

각 회차마다 내용이 전혀 다른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현재 혹은 미래의 기술이 인간에게 미쳤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기술을 표현하는 영상미과 그래픽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몰입도가 굉장히 좋다. 

시리즈는 현재 시즌 4까지 나와있고,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봤던 회차는 시즌 1에 3화(당신의 모든 순간, 시즌 2에 1화(돌아올게)이다. 


블랙 미러를 잘 모른다면 시리즈를 먼저 볼 것을 추천하고, 이미 팬이라면 무조건 봐야 하는 블랙 미러 영화 편 

'밴더 스내치'가 이번에 새롭게 올라왔다. 

우선, '인터렉티브' 영화다. 가끔가다 상황을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의 광고를 몇 번 보기는 했는데 이건 실제 영화에서 시청자가 장면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영화 주인공이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


긴 말은 필요 없다. 직접 보면 알 수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블랙 미러답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랙 미러 시리즈는 전체적으로 결말이 비극적이다. 결코 해피앤딩이 아니다. 비위가 약하거나 인간의 순수성과 이성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보고 역겨움까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과도한 풍자라기보다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사람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인간이 어떤 일에 있어서든 비극적인 결말을 마주하게 되는 것을 바라지도 않고, 기술이 인간을 집어삼키는 결과도 바라지 않지만 블랙 미러 시리즈가 주는 암담한 메시지는 사실 아주 간단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 


어른들이 많이 하시던 말씀인데, 이게 맞는 걸 보니 더 풀어서 얘기하자면 어른들 말씀 중 틀린 거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호러버전의 드라마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 HER를 보면서 느꼈던 '진짜 저럴 수 있겠다'라는 감정을 블랙 미러를 통해 똑같이 느낄 수 있다. 

지금은 저런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만약 대중화가 된다면 블랙 미러는 더 이상 SF가 아닌 실화 바탕 드라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영상이 주는 직접적인 무서움보다는, 인간의 미래에 대한 잠정적 예고편과도 같은 가능성이 우리를 더욱 무섭게 만든다. 


조금 변태같이 들릴 수는 있겠지만 나는 (특히나 인간이 스스로 만든 결과에 의해) 인간의 본성이 극한까지 드러나는 장르의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마치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 느끼는 놀라움처럼, 이성을 최고의 무기로 가지고 있던 인간이 그 정도의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모습을 봤을 때 드는 감정이 꽤 짜릿하다. 

물론 감정과 더불어 많은 질문들이 생기는 것도 즐기는 편이다. 예를 들면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땠을까?', '저 극한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까?' 등과 같다. 

그리고 이전에 썼던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가>와 같은 책처럼, 인간성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도 좋아한다. 


https://brunch.co.kr/@jiaplin1026/9

그런 면에서, 블랙 미러는 나에게 위와 같은 감정과 질문과 논의를 무수히 제공해주는 최고의 시리즈이기도 하다. 사실 인간이라는 표현을 쓸 때 느끼는 민망함과, 민망함을 느끼는 같은 이유로 쓰고 싶어 하는 욕망이 동시에 드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텐츠를 좋아하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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