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도우미_독서모임
열일곱 번째 이야기..
독서모임을 참여하게 된 이유는 정말 우연이었다.
무슨 목적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 창에 '독서모임'이라고 쓰고는 클릭을 했는데, 그렇게 많은 클럽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나름 몇천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클럽만 해도 10개가 넘고, 대학이나 시. 군. 구 지역별 모임, 그리고 맘 카페 등에서 모이는 엄마들까지 계산하면 그 숫자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평소에 독서를 즐겨하는 편에 속해 있기에 책 읽는 것은 그다지 불편하거나 어색하지는 않은데, "굳이 모임을 가지고 책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구심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구심을 가졌던 내가, 호기심이 발동되어 첫 모임에 참석해보고는 지금 몇 개월째 꾸준히 참석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어른들 말씀대로 정말 오래 살고 볼일이다.
독서모임에 경험이 쌓이고 보니,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추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추천을 하고 싶은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강제적인 책 읽기 습관이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라는 말은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듣던 얘기이고,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전달해주는 흔하디 흔한 교훈의 메시지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가? 출판업계가 어려워지고 있단 얘기는 몇 년 전부터 수없이 뉴스에서 들어왔고, 그나마 e-book 등의 전자서적이 활성화된다고는 하지만, 경제지에서 분석한 글을 보면, 시장을 대체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실물 출판시장의 파이를 e-book이 나누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신규시장이 아닌 기존 시장을 나눈 것으로 전체 출판시장의 총량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검증된 것이다.
독서모임에 일단 참여하게 되면, 좋으나 싫으나 다음 모임까지 책 한 권을 읽어야 한다. 혹시라도 완독 하지 못하게 되면, 각종 온라인 미디어에 있는 서평이라도 읽어야 한다. 다이어트나 금연에도 강제성이 필요하듯, 책 읽는 습관 또한 강제성이 필요하다. 독서모임은 그런 강제성을 던져줄 것이며, 문학/비문학 편식 없이 골고루 읽음으로 인해 지식 영양 또한 아주 건강해질 것이다.
독서모임의 두 번째 장점은 바로 스피치 훈련이다.
내가 읽은 책을 소개할 때 일반적인 순서를 보면 대부분 비슷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사연) - 책의 내용 - 느낀 점 순으로 얘기하게 되는데, 이러한 순서는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 시 사용되는 Opening-Story-Closing 일명 OSC법칙과 동일하다. 프레젠테이션도 스피치의 범주안에 들기 때문에 스피치 연습이 필요한데, 그 장소와 설정이 마땅치 않으니 절대적인 연습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독서모임은 자연스럽게 스피치 연습을 할 수 있는 최적화된 스피치 훈련장임을 명심하자.
마지막으로 세 번째 장점은 스토리텔링의 총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아무리 많은 경험을 가지려 한들, 하루 24시간, 1년에 365일 이상을 가질 수는 없다. 책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내 경험과 비슷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 내가 경험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며, 그 안에서 작가의 생각 및 의도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사람의 느낌과 생각을 알게 되는 것은 덤이다.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 꼭 남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사건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기에,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소소한 일들에 대한 진심 및 목적들을 간접경험할 수 있고, 그 간접경험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하루 30시간 1년에 400일을 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직접 경험과 간접경험은 웬만한 전달력이 아니면 청중에 와 닿는 공감에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그 공감력을 높이기 위해 내 감정이 충분히 이입되어 간접경험을 직접 경험처럼 얘기하는 것도 훈련이다. 훈련을 통해서 좋은 전달력만 가질 수 있다면, 스피커로써 프레젠테이터로써 분명 엄청난 재산을 갖는 것이다.
이토록 독서모임은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사람에게는 여러 장점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책을 접하고, 책과 관련된 얘기를 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지식 총량을 주지만, 내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갖게 될 것이다.
프레젠테이터들이여, 독서모임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