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나 끝내고 내 호흡을 느끼다 보면
단어가 문장이 되어 머릿속에서 기차 놀이를 한다.
하지만 이내 다음 기차가 앞 차를 뒤에서 들이밀고 들어온다. 그 사이에 다른 일이 시작된다.
그렇게 하루에도 꽤 많은 기차가 내 머릿속을 흘러다닌다. 맞다. 흘러만 다닌다. 일과 일 사이에서.
기차와 기차 사이에 앞 차와 뒷 차 사이에 일과 일 사이에 '일단 멈춤'이 있지 않으면 두 세 기차를 이어서 문장을 만드는 건 언제나 불가능하다.
'일단 멈춤'이 반복되다 보면, 내 일상의 패턴으로 자리 잡으면 그때 비로소 '우선 멈춤'이 가능하다. 그제서야 글이 써질 수 있다. 맞다. 써질 수 있다.
우선 멈춤 후 써야 쓰는 거지만. 한참 을 지나고 나서 되돌아 보면 지금이 가장 글을 많이 쓸 수 있는 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