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담Tea Feb 06. 2023

오늘도 잘 떠나기 위한 8가지 준비물

침대로의 여행 2

돌림병으로 침대와 딱 붙어 있으면서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침대는 나의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성스러운 공간이라는 사실을. 지인들의 수많은 장례식장에서도, 서른 일곱 친구가 황망하게 떠났을 때도, 오십 셋의 친구가 얼마 전 나의 곁을 떠났을 때마저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그곳이 그들의 영원한 안식처, 침대였다는 사실을. 아, 물론 오늘 이야기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만. 오늘도 새벽에 일찍 눈을 떴습니다. 하지만, 몸을 침대에서 일으키지 않고, 한참을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돌림병 증상 중 인후통, 얕은 기침과 가래가 여전히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각과 후각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로 하여금 조금 더 쉬면서 길게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자연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침대로의 여행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의 몸이 어디에 있건, 우리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활동을 멈추고 침대에 누워야 합니다. 생물학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말이죠. 그런데 조금만 나를 관찰해 보면 침대에서 내 인생의 의미 있고, 건강한 여행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지 않은 채, 또는 못한 채  육체만 침대 위에 던져 넣는 상황이 많습니다. 이건 결코 좋은 여행이 아닙니다. 여행은 충전이고, 쉼이고, 생산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잠을 자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잠을 자야 인간답게 말하고 행동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비행기를 타기 위한 티켓팅,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 위한 각종 증명서, 하다 못해 여비와 통신 장비. 이런 것들이 모두 의미 있고 건강한 여행의 준비물 아닌가요? 일상 속 침대로의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첫째, 배가 고플 때 음식을 먹듯 졸릴 때 침대에 나를 뉘어야 합니다. 물론 가끔 졸리지 않을 때라도 의식적으로 시각을 보며 눕기도 합니다. 하지만 잠은 먹고 배설하는 습관과 같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먹어 버릇하면 그 시간에 배가 고파옵니다. 비슷한 시간에 배변을 보려고 하면 그 시각에 배가 아파옵니다. 배고픔과 변의를 느끼는 시각이 바로 내 몸이 기억하는 시각이 되는 겁니다. 침대에 눕는 시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나를 익숙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릴 때 자보면 쑥쑥 큰 이유 중 하나. 바로 '이제는 우리가 자야 할 시각'을 보호자로부터 연습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시절에는 침대에 누워 있는 절대적인 시각도 많이 필요하고, 자연스레 질도 우수합니다. 하지만 먹고 사느라 바빠지면서, 할 일이 넘쳐 나면서 청년을 지나 중년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침대에 머무르는 양보다 질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하지요. 그래서 일정 시각에 누워서 일정 시각에 일어나는 습관을 하루빨리 갖는 것이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 여행의 첫 번째 준비물입니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로 잠잘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 고들 많이 말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절대적인 시간은 부족할지라도 우리는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비슷한 시각에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시각에서 눕고 일어나는 시각을 일정하게만 유지하면 되는 겁니다. 그러면, 그 양과 질에 자신의 몸이 맞춰지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첫 번째 준비물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침대에서 영원히 잠들 때까지. 


둘째, 침대로 향하기 전 1시간 이내의 행동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입니다. 침대에 누워서 편안하게 모바일로 다양한 영상을 보는 게 지금 현대인들의 휴식 방식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행동이 침대에서의 안락한 여행을 방해하는 주범입니다. 영상은 재미있습니다. 생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 나면, 몰아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들이 거의 없습니다. 뇌과학자 맬 레빈은 이를 '시각과 운동의 황홀경'이라고 표현했었습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우리가 잠들기 전에 하는 행동을 봤다면, 한탄에 한탄을 했을 겁니다. 바쁘지만, 피곤하지만, 쉬고 싶은 현대인들의 욕구가 영상 몰아보기로 이어지는 현실을. 영상이 침대 여행을 방해하는 이유는 매우 과학적입니다. 잠을 자는 동안에 그 영상이 뇌를 쉬지 못하게 합니다. 무한 반복 재생을 무의식적으로 하는 겁니다. 그러다 악몽도 개꿈도 꾸게 되는 겁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나마 늦게 침대에 몸을 뉘었는데, 각성이 된 몇십 분 동안 영상을 시각으로 집어넣은 결과입니다. 이런 습관은 참으로 빠르게 내 것이 됩니다. 영상물 대신 메모하기, 텍스트 읽기, 멍 때리기가 훨씬 더 알찬 침대 여행에 훌륭한 준비물입니다. 침대에 몸을 눕히기 전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침대를 올곧게 숙면을 취하는 용도로 활용할지, 아니면 놀이터가 될지,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못하는 공터가 될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셋째, 영상물 다음으로 침대 여행을 방해하는 것은 음식물입니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정보가 넘쳐 납니다. 하지만 그 정보 때문이 아니라도 중년으로 넘어오면서, 저녁 시간에 집어넣은 음식물이 낸 몸에서 받지 않는다는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잠을 잘 때 가슴 위에 러시아 붉은 곰 한두 마리 올라와 짓밟는 듯한 흉통이 일어날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이 다른 원인보다는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 중 하나입니다. 평소에 원두커피를 한두 잔 즐기고, 잠을 푹 자는 경우라면 더더욱. 음식물이 위장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옆으로 눕고 엎드리는 자세들이 당연히 음식물을, 소화액을 거꾸로 밀어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급적 저녁은 일찍 먹고, 조금 먹어야 합니다. 아니면 늦게 먹었다면 침대 여행 시간을 양보해야 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영상물만큼 음식물이 침대 여행에 위험한 이유는 매우 상식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다 알지요. 아는데 안 되는 것, 그것이 위험한 겁니다. 잃고 나서 후회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자신이 사랑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자신은 없는 겁니다. 자신만은 사랑하지 않는 겁니다. 돌을 씹어도 소화가 되는 나이, 그런 건 없습니다. 그래서 10대 때의 식습관이 중요한데 세상 돌아가는 시스템상 모두가 눈감고 있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열아홉 살과 스무 살이 무슨 차이가 있지요. 10대에서 20대가 된다고 바로 몸이 좋아지고, 습관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어릴수록 식습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도록 주변의 보호자들이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좋은 식습관은 인성을 기릅니다. 덜 예민하고 더 협력적이고 많이 건강하게 만듭니다. 


넷째, 어느 시기이건 침대 여행의 동반자는 배우자가 아니라 침구류입니다. 베개와 깔고 덮는 이불 말이지요. 그래서 이것들의 상태를 잘 챙겨야 합니다. 고급 침구류를 사용하자, 는 게 아닙니다. 가만히 보면 반려견의 애착 물건처럼, 내 추억에 묻어 나는 기념물처럼, 나에게 편안한 침구류가 있습니다. 일을 하는 낮동안 나를 기다리는 침구류가 숨 쉬게 해주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은 매일 햇볕에 말리는 겁니다. 하지만 불가능에 가깝죠. 그 대신 침구류는 자주 뒤집어 줘야 합니다. 집을 나서기 전에 이불을 네모 반듯하게 펼쳐 놓지 말고, 절반 정도 접어서 요가 보이도록 해놓고 나가기만 해도 됩니다. 이불과 요사이의 공간에 공기가 순환하도록 하는 겁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직사각형으로 반듯하게 펴진 이불이 좋아 보이지만, 이불과 요가 숨을 쉬지 못합니다. 숨을 쉬지 못한다는 건 공기 순환이 적다는 겁니다. 공기 순환이 적어지는 상태가 세균이나 곰팡이가 좋아하는 조건이지요. 그러면 내가 뱉어 놓은 침, 땀, 각질, 먼지가 그래놀라 된 상태를 계속 끌어다 가슴에 목과 얼굴에 부비부비 하는 겁니다. 주말에는 무조건 집안 청소는 못하더라도 침구류는 한 번씩 털어서 뒤집어 줍니다. 햇볕이 좋으면 무조건 집밖으로 나가야지요. 그럴 때 잠깐. 이불과 요를 쭈욱 펼쳐서 의자, 소파, 베란다에 펼쳐서 햇볕을 쬘 수 있도록 해주고 나가세요. 그렇게 알지만 잘 되지 않는 작은 부분을 습관으로 만들어 놓으면 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요도 뒤집고, 이불도 뒤집고. 요즘은 침구류 케어 서비스도 있더군요. 훌륭한 투자이지만, 적은 비용이 아니고 또 다음에 케어를 받을 때까지 오히려 침구류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무조건, 자주 침구류는 뒤집어 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세척하고 말리고. 침구류가 침대 여행에 가장 중요한 속옷이고 양말인 겁니다. 


다섯째, 베개입니다. 한참을 허릿병으로 고생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베개는 머리만 올려놓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우리는 서거나 걸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가 물리적으로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체는 물론 허리, 등, 경추가 모두 체중에 큰 압박을 받지요. 하지만 건강할 때는 그걸 잘 모릅니다. 그러다 몸에서 근육량이 줄어들면 - 근육량은 30대부터 급격하게 줄어든다잖아요 - 가장 먼저 관절과 척추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아파보면, 그게 이미 정해진 루틴이었구나 싶어 집니다. 그래서 아프기 전에, 아픈 후에 반드시 간단한 근력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 운동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다시 베개. 저는 세 개의 베개를 사용합니다. 머리를 올려놓는 베개에 두 개가 더 있습니다. 하나는 머리용으로 쓰던 베개 중 폭신하고 큼직한 것 하나를 다리를 올려놓는 용도로 씁니다. 그렇게 되면 하지정맥에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 붓지 않고, 저리지 않습니다. 잠결에도 다리를 들었다 났다 하는 하지불안증이 많이 줄어듭니다. 매일매일 족욕을 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그리고 다리 베개를 쓸 때는 반드시 허리 베개를 같이 써야 합니다. 허리 베개라고 팔기도 하던데, 저는 다른 베개를 사서 쓰는 게 아니라, 집에서 쓰는 샤워 타월을 절반 접어서 사용합니다. 이것저것 사용해 봤지만, 샤워 타월이 가장 좋습니다. 밀리지 않고, 높거나 낮지도 않고.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 베개 커버입니다. 계절별로 예쁜, 알레르기 방지용 커버를 아내와 함께 열심히 바꿔봤습니다. 하지만 어떤 커버도 결국은 세척이 관건입니다. 그런데 베개 커버는 이불만큼 요만큼 신경 쓰지 못합니다. 직접적으로 호흡기, 땀에 젖는 머리카락 등이 닿는 침구류인데 말이죠. 지금은 일회용 베개 커버를 사용합니다. 훨씬 더 저렴하고, 깨끗합니다. 그리고 머리카락이나 이물질이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바꾸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여섯째, 내 몸을 눕히는 침대가 있는 방을 한번 보세요. 창문도 있고, 방문도 있지요. 이게 바로 건강한 침대 여행의 여섯 번째 준비물입니다. 아니, 준비를 안 해도 되는 겁니다. 원래, 늘 거기 있으니까요. 문제는 내가 잠든 동안 방 안의 공기 흐름에 대한 이해입니다. 내가 숨을 내뱉으면 이산화탄소가 내 방에 가득 채워지게 됩니다. 다시 숨을 들이마시면? 그 이산화탄소를 다시 들어마시게 되지요. 그러면 내 몸속에 혈액 속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내 몸은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활성산소를 많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나는 자는 데 내 몸은 잠들지 못하지요. 그래서 내 몸에 아침에 일어난 나에게 자주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피곤하지, 피곤하지 하고. 자도 자도 피곤한 이유가 병적인 게 아니라면 바로 그 창문, 방문에 있는 겁니다. 나의 날숨 때 나올 수밖에 없는 이산화탄소는 일정하게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내가 자는 동안에 어떻게 내 몸을 감싸고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일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창문, 방문을 조금씩만 열어 놓으면 됩니다. 가장 좋은 건 방문을 십 센티 정도 열고 대각선의 창문도 그 정도로 열어 두면 집안에 머물러 있는 공기 순환이 되는 겁니다. 공기 청정기를 요즘 집에서 많이 쓰지만, 환기만큼 좋은 공기 청정기는 없다는 것 역시 이제는 우리 모두의 상식이 되었잖아요. 


일곱째, 그렇게 침구류를 자주 뒤집어 주고, 방문틈, 창문틈을 열어 놓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아주 훌륭한 오선뷰의 육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아요. 실제로. 뭐, 이런저런 이유로 호텔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밖에 없던 친구를 부러워했던 적이 있어요. 호텔로 퇴근하고 호텔에서 출근하는. 드라마에나 있을 법한 그들처럼. 그런데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밥만 집밥이 아니라 잠도 '집잠'을 자고 싶다고. 잘 차려입고, 잘 챙겨 먹던 그 친구의 허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자기 속을 잘 보여주지 않는 친구이지만 충분히 짐작 가능하지요. 공용의 공간인가, 사적인 공간인가에서 오는 안도감의 차이. 신뢰감의 차이. 각자의 소음이, 미움이 섞여 있는 공간에 대한 그리움, 그리움, 고마움. 나만의 공간이니까, 조금 더 자유로워도 되니까. 그래서, 침대에 내 몸을 눕힐 때는 최대한 가벼운 몸을 유지합니다. 낮에 겹겹이 입어서 과도하게 내 피부를 보호해 주었던 막을 제거하는 겁니다. 최대한. 그래야 침구류처럼, 나처럼, 내 피부도 숨을 쉴 수가 있습니다. 사각거리는, 때로는 포근하게 내 몸을 감싸는 이불이 내 피부를 쓰다듬으며 토닥거리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 사이를 내의가, 잠옷이, 트레이닝복이 가로막으면 또다시 나의 피부는 더욱 건조해져 오그라 듭니다. 좁쌀 같은 돌기가 생기고 가렵고, 가렵고, 가려운 이유입니다. 딱 일주일만 피부를 최대한 노출시킨 채 잠을 자고 나면 압니다. 가려움이 금방 사라진다는 것을. 여기서 간단한 팁 하나 더. 폭하고 잠에 골아 떨어지기 전 의식적으로 다리를 이용해서 이불을 펄럭여 주세요. 그러면 이불 바깥에 대기하던 공기가 이불속으로 쑥 들어옵니다. 그리고 내 몸을 구석구석 에워쌉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 물론 자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 과정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침대에서 피부를 최대한 노출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피부가 건강해집니다. 피부가 건강해지면 면역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여덟째, 우리가 잠을 자는 행동을 조금만 신경 써 관찰해 봅시다. 눈을 감고, 숨을 쉽니다. 잠들기 전에는 그 숨소리가 나에게도 들립니다. 들숨, 날숨, 들숨, 날숨. 그러다 어느 순간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는 의식도 없이 눈을 뜨면 아침이네요. 상식처럼 잠은 양보다는 질이라고 하잖아요. 하루 몇 시간을 자도 폭 떨어져 잤다, 업어가도 모르게 잤다, 그 양이 중요한 거잖아요. 그런데 그 양을, 질을 방해하는 것이 바로 앞에서 이미 이야기했던, 날숨 때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들숨 때의 재흡입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침구류, 문틈, 피부 노출의 효과가 없다면 몸이 천근만근이 되는 데 효과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입속이 마릅니다. 입이 마르니 목이 건조해집니다. 입과 목이 마르니 연결된 코도 건조해집니다. 코로 공기 순환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호흡기 계통에 세균 번식이 활발해집니다. 그렇게 호흡기 질환이 만성화됩니다. 이 순환을 방지하는 방법은 단 하나. 들숨과 날숨을 유지하면서도 내뱉은 이산화탄소 양을 줄이고 덜 들이마시가 위한 방법이 바로 코로 숨을 쉬는 겁니다. 잠을 자는 동안에. 하지만 우리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나라는 생명체가 생명 유지를 위해 입을 벌려 최대한 많은 공기를 흡입하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입술도, 입속도, 목도 마르게 됩니다. 그래서 숨구멍을 코에게 양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테이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수면테이프를 사용한 지 몇 년 동안, 잠의 질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자체 임상실험 결과입니다. 감기도, 감기에 따라오는 독감도, 입속에 자주 생기던 입병도 사라졌습니다. 특히, 조금만 무리하면 여러 개가 동시 다발로 생기던 혓바늘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수면테이프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초간단 습관 하나.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기 전 맹물로 입속을 먼저 헹궈낸 뒤, 따뜻한 물 한 컵을 마시는 겁니다.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는 건 건강의 가장 중요한 습관증 하나이지만, 이것만큼 또 하기가 어려운 것도 없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건 아주 아주 중요합니다. 커피나 음료수가 물이 아니라는 건 다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게 어렵다면, 아침에 공복에 따뜻한 물 한잔 - 두 잔, 세 잔 이면 더욱 좋지요 - 을 마시는 건 정말 여러 모로 내 몸에 좋습니다. 아내와 저는 동갑입니다. 올해 오십 하나. 그런데 둘 다 건강검진에서 의사로부터 칭찬받는 게 딱 하나 있습니다. 위 내시경 결과입니다. 아내는 이십 대, 저는 삼십 대의 위를 가졌다고 하더군요. 둘 다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건 아닌 듯합니다. 잦은 치팅데이에, 십 대 자녀를 핑계로 한 야식이 도움이 되었을 리 없습니다. 그저 아주 오랫동안 아침 공복에 마신 따듯한 물 한잔 덕분이지 싶습니다. 


우리는 늘 나를 모르는 이들이 있는 낯선 곳에서 낯선 경치에 감동하고 낯선 음식을 도전하고 쉬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할 수는 없지요. 먹고사는 문제가 방해하는 슬픈 현실에 대한 이야기기 아닙니다. 인간은 누구나 움직이면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존재이니까요. 그래 일상을 낯설게 보기, 내가 나를 보기를 습관으로 들여야 하는 일상 여행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니다. 그렇게 떠나고 싶다는 건 돌아올 곳이 있다는 전제가 포함된 말이니까요. 밥도 잠도 '집'에서 자야 제대로 내 것이라는 걸 내 몸이 증명하는 거니까요. 오늘도 우리 모두의 일상 여행을 응원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옹졸한 그리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