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Workshop을 준비하며...
오늘은 'UX리서치는 언제 어떻게 해야할까요?'라는 내용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UX Workshop을 위해서 내용을 한번 정리해보는 차원에서이기도 한데요, 혹시 UX Workshop에 관심 있으신데 아직 신청하지 않으신분들은 여기 소개를 한번 보시고 신청도 해보세요~
제가 제목을 'UX 리서치'라고 말을 하기는 했지만, 사실 UX리서치라고 하는 특화된 리서치 기법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UX리서치라고 하면 '적은 수의 대상 유저들에게서부터 주제 및 그 주변 이야기들을 듣고 정리하면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정성적인 리서치 방식'을 뜻하는거라고 생각하실것 같습니다. 물론 틀린말이라고 할수는 없으나, 요즘 유행처럼 여기저기서 번지고 있는 'Data-driven UX'라고 하는 개념도 있듯이 정량적으로도 충분히 UX적인 접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UX 리서치 = 정성적 리서치'라고 보는것은 정답이라고 보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그럼 정성적인 리서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가장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것이 In-depth Interview(1:1 interview), Group interview(Focus group interview), In-home visit, observation, enthnography등의 리서치가 있을것 같습니다.
제가 공부할때는 Netnography라는 개념등도 조금씩 나오기는 했었는데, 사실 독립적인 리서치 방법론으로 보기에는 좀 한계가 많아 보이는 방법같기는 했습니다.
정량적인 리서치 방식은 가장 유명한 Survey가 있을것 같구요, 그 외에도 Google analytics같이 서비스의 퍼포먼스를 트랙킹하는 리서치 방식도 정량적인 리서치 방식에 포함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가장 간단하게 정성적인 리서치와 정량적인 리서치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리서치에 활용하는 유저의 수(sample size)입니다. 사람수는 작지만(3~10명정도) 한 사람 한 사람에 매우 집중하고 가장 사소한 이야기 및 디테일을 끄집어내는 리서치 방식이 정성적 리서치라고 한다면, 통계학적인 결론이 도출 될 수 있을정도의 (statistical significance) 큰 모수를 기준으로 리서치를 하는 방식이 정량적 리서치라고 볼 수 있을것입니다.
정량적 리서치에서 도출되는 결론은 '확신'을 줍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받은 결론이기 때문이죠. 그에반해 정성적 리서치에서 도출되는 결론은 '방향성' 혹은 '가설'을 제공해줍니다;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었던 기회영역이나, 지금까지는 시도해보지 못했던 문제해결 방식을 제공해주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해야하거나 전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보려는 고민을 하는 단계에서는 정성적 리서치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를 런칭 한 이후나, 이미 어느정도 운영이 되고 있는 서비스인 경우에는 정성적 리서치보다는 정량적 리서치를 통한 기회영역 발굴이나 문제점 분석등이 더 적합 합니다.
그래서 정성적 리서치를 통해 '가설'을 세우고 그 후에 정량적인 리서치를 통한 '검증'을 하는것은 가장 이상적인 리서치 프로세스가 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경우라면 그런 정성적 리서치를 한 후에 정량적인 리서치를 하는 두단계 리서치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작 저런 이상적인 프로세스를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는 회사는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 우선 서비스 초기에 서비스의 경험들을 만들어간다거나 기존에 있던 비지니스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를 하려고 하는 단계라면, 정성적 리서치에 집중한 리서치를 초반에 진행한 후 기획/디자인을 하고, 정량적 리서치는 IT서비스의 경우 Google Analytics등을 연동하여 실제로 만든 디자인/기능/서비스를 수시로 검증해 보는것을 추천드립니다.
- 벌써 서비스의 개발이 완료가 되었거나 상당히 큰 규모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는 반대로 Google Analytics등을 통해 서비스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먼저 데이터로 도출하고, 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설 및 아이디어를 정성적인 리서치를 통해 진행하는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이렇게 정량적인 방법으로 리서치를 시작한다고 해도 정성적인 리서치를 통해 아이디어가 나온 다음에는 그 아이디어는 다시 정량적인 방법으로 증명을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정성적 리서치는 방향성과 가설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방식이지 검증을 하는데 특화된 리서치 방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경험해보고 추려본 정성적 리서치 기법들의 특징 및 해당 리서치 기법을 쓰기좋은 상황들을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그럼 제가 간단한게나만 아는 내용을 한번 소개드려볼게요:
In-depth Interview: 개인적으로는 정성적 리서치 기법의 꽃이자, 가장 기본이지만 또 가장 중요한 리서치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In depth interview의 성공여부는 전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리서처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서처는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유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얻고자 하는 내용들은 무엇인지 고민을 하고 해당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 철저히 인터뷰 가이드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리서처들이 그냥 해당 주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만 많이 나누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자는 정작 자신이 무슨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했다고 인지를 하지 못할 수준의 물 흘러가는 진행이 된 인터뷰라 생각합니다.
In-home visit: 이 방법 또한 개인적으로 많이 선호하는 방법이기는 합니다. P&G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리서치 방식인 In-home visit은 해당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의 집에 방문을 해서 직접 유저가 평소와 다름없이 자연스럽게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기록하고, 사전에 준비한 인터뷰 가이드를 가지고 In-depth Interview까지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In-home visit의 가장 큰 장점은 유저가 가장 익숙하고 편하게 생각하는, 그리고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집에서 직접 관찰을 함으로써 유저가 말로 하는것과 행동하는 부분이 과연 일치하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제품 및 서비스의 개선사항들도 관찰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추가적으로 유저의 집에 직접 방문을 함으로써 그 유저의 라이프 스타일 및 생활양식들을 유추해볼 수 있다고 하는 점 또한 In-home visit의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in-home visit리서치를 진행해보면서 느낀점은, 한국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보다 훨신 자신의 집에 낯선사람을 들이는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집에서 자연스럽게 인터뷰에 응할 수 있는 유저들을 선별하는 작업이 꼭 필요한것 같습니다.
Observation: Observation의 리서치 방식또한 나쁘지 않은 리서치 방식인것 같습니다. Observation은 리서치 대상 제품/서비스가 유저의 생활 습관의 일부로 되어버린 경우 가장 적합합니다. 예를 들자면, 제품중에서는 치약/칫솔/빨래세제/교체주기가 매우 긴 가전제품 등입니다. 이런 제품들의 경우에는 유저가 너무 제품을 다루는 행위가 익숙해져서,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하면 오히려 자신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품에서 오는 여러 사용성적인 pain point들이 습관속에 묻히게 되면서 제품/서비스의 기회영역을 인터뷰만을 통해서는 뽑아내기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예전 석사과정중 빨래세제를 사용하는 유저를 관찰한 적이 있었는데요, 빨래 세제를 사용하는 부분에 대한 어려움을 물어봤을때 유저분은 이제 너무 많이 세제를 사용해봐서 빨래세제를 흘리거나 하는 그런 '아마추어같은 실수는 하지 않는다'고 말을 하셨습니다. 정작 질문하기 직전 빨래세제를 사용하는 방법을 저에게 보여주면서 자신의 손에 흘린 빨래세제를 자신의 옷에 닦고있다는 사실은 인지도 하지 못한채 말이죠. 습관이라는것은 무섭습니다. 유저 당사자들도 인지하지 못하는 중에 나오는 모습들이 바로 그 습관들이기 때문이고, 그런 차이점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Observation이라는 리서치 방법은 가희 필수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User-diary: 해당 리서치 기법은 저는 개인적으로 써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앞으로도 쓸 계획은 딱히 없습니다. User Diary라 함은, User Testing처럼 제품/서비스를 유저에게 일정기간동안 (대체로 1주~2주)사용을 하라고 하면서, 제품과 관련된 모든 행위들을 유저들에게 일기를 쓰듯 기록하라고 하는 리서치 방법입니다. 예를들어 어떤 앱에관련된 user-diary를 쓰는경우, 해당 앱 생각이 났을때, 앱을 들어가봤을때, 앱에서 특정 페이지를 들어가보는 행위를 했을때등등... 자신의 모든 행위들을 의식적으로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User diary기법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가장 어렵고 복잡하지만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책임을 리서처 본인이 아닌 유저들에게 전가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본인에대한 관찰력이 높은 유저라면 정보들이 나올테지만, 기록을 잘 못하거나 위에서 말한것처럼 습관이 너무 자리잡은 유저들은 실제 자신들이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것보다 훨신 더 낮은 수준으로 기록을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정보 신뢰의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합니다. User Diary는 In home visit등을 하지 못하는 인터뷰의 경우나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 좀 더 자신의 습관적 행위를 의식적인 수준으로 강제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터뷰 전 사전 과제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정성적 리서치 방법은 많지만, 지금까지 제가 한국에서 리서치를 몇번 해본 경험을 토대로 봤을때는 이정도 리서치 기법을 다 활용하는곳도 많이 없는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한 소개지만 그래도 혹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그리고 UX Workshop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소개아닌 소개가 될 수도 있을것 같아서 끄적거려봤습니다ㅎ 여러분들은 위의 리서치 방법말고 어떤 리서치 방법을 사용해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