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UX 넋두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Ji May 05. 2017

깊이 파는 UX 디자이너,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

내 마음대로 해보는 UX 디자이너 유형분류

이번 글에는 제가 지금까지 거쳐온 경험들을 돌아보며 정리해본 두 가지 UX 디자이너 유형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브런치에서도 매우 유명하신 흔디님이 소개해주신 발산형 디자이너와 수렴형 디자이너라는 글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많은 맥락에서 공감했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맥락에서 경험한 UX 디자이너 유형 구분을 한번 해보고 싶어 정리해봤습니다. 아직 안 읽어 보신 분들은 흔디님의 글도 매우 추천합니다. 



깊이 파는 UX 디자이너 (전문가형 UX 디자이너)


사실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더 익숙한 유형의 UX 디자이너인 것 같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인 우리나라라서, 그래서 대기업이 원하는 전문가형 인재들로부터 우리나라에 UX가 소개되기 시작한 것 같아서 그런 건 아닐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긴 합니다. 신입사원으로서 전 직장에 처음 입사했을 때 저를 이끌어주셨던 디자이너 선배님들과 멘토님들이 바로 이 유형이었던 것 같습니다. '깊이 파는 UX 디자이너'는 말 그대로 소수의 전문분야에 대한 높은 집중력과 전문성으로 UX를 하시는 분들을 일컫는 유형입니다. 대부분의 '깊이 파는 UX 디자이너'분들은 시각적인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하는 것 같으며, 최근에는 그 영역도 점점 세분화되는 것 같은 패턴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UX 디자이너가 많은 우리나라여서 기본적인 학습 수준을 요한다고 인지되는 디자인 혹은 프로토타이핑 툴들도 수용도가 높은 건 아닐까 싶습니다. '깊이 파는 UX 디자이너'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일하기 때문에 디테일에 강합니다. 그것이 화면의 픽셀이 되었든, 마이크로 인터렉션 혹은 트랜지션이 되었든, 화면 설계도의 기능 설명이 되었든 말이죠. 그래서 이런 분들에게서 나오는 결과물은 완성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디자인 어워드를 그렇게 많이 받는 것일까요 ㅎㅎ;;) 반면 단점이라고 한다면, 각각 전문영역에 대한 집중력이 너무 높다 보니 다른 전문성을 지닌 동료들과 협업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간의 소통의 문제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서로 각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소통의 문제가 야기되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디자이너들도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견들이 업계에 뜨거운 이슈가 된 이유도 바로 깊이 파는 UX 디자이너들의 개발자와의 소통의 문제를 극복해보려는 의지들이 투영되어 트렌드가 된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봅니다.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 (매니저형 UX 디자이너)


깊이 파는 전문가형 UX 디자이너가 있다면 넓게 보는 매니저형 UX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처음엔 그냥 '오지랖형 UX 디자이너'라고 표현할까 했지만...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는 상황에 따라 '오지랖형' 혹은 '매니저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우선은 저렇게 지칭했습니다.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는 다양한 영역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한 가지 영역에 만족하기보다는 계속 새로운 영역에서 오는 자극을 즐기며 그렇게 본인의 분야를 넓혀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스타트업계에 이런 유형의 인재가 많은 것 같고, 다양성에 대한 교육이 보편화되어있는 미국 혹은 유럽에서도 이런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유형의 UX 디자이너는 단점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단점이 더 많은 거 같아서요 ㅋㅋㅋ 우선 첫 번째 단점은 집중력이 많이 높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한 가지 영역에 집중을 하여 깊게 파는 것보다는 새로운 자극을 즐기기는 유형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딱히 이렇다 할 한 가지 전문성을 찾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점은 실제 '매니저형 UX 디자이너'로 진화하는 사람은 그리 많이 없고 많은 사람이 그냥 '오지랖형 UX 디자이너'로 남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 역시 제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커리어적으로 봤을 때도 고위험군의 유형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니저형 UX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사람은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영역들의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할 때 그 역량이 발휘됩니다. 그 말인즉슨 각 영역의 전문가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수준 이상의 전문성은 보유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많은 디자이너들이 동료들도 힘들어하고 본인들도 속상한 '오지랖형 UX 디자이너'로 전락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도 분명 장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첫 번째 장점은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이 쉽기 때문에 조직에서 인정을 받기 쉬울 수 있습니다. 기획 혹은 상사와는 KPI로 소통을 하고, 디자이너들과는 심미적인 관점에서 소통을 하며, 개발자와는 시스템적인 관점에서 소통을 할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상대적으로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다양한 관점에서 들어오는 인풋(input) 덕분에 창의력이 높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들어오는 정보들을 새로운 조합으로 구상하는 것만으로도 전혀 새로운 무엇인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들은 아이디어가 많다고 인정을 종종 받는 것 같습니다. 




너무 다른 두 디자이너들의 구분이 어려운 이유는 시작점이 같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자신의 유형을 구분하라면 주저 없이 깊게 파는 UX 디자이너보다는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유형분류가 저도 최근에서야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아마 오랜 시간 동안 저도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난 대부분의 존경하는 선배님들이나 멘토님들이 위에서 언급했듯이 전문가형 UX 디자이너였고 그분들을 보고 성장을 하고 있던 저는 자연스레 그 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유형의 UX 디자이너 모두 주니어의 단계에서는 필수적으로 소수의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나가면서 시작을 해야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더 헷갈렸을 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는 생각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유형인 것 같다 느낍니다. 전문가형 인재를 선호하는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탓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사실 그 이유보다는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들은 모험을 하면서 성장을 해야 하는 유형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대기업이라 생각하는 전 직장에서 조그마한 회사로 이직을 하지 않았었더라면 지금 이야기하는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라는 유형을 생각하지도 못했었을 것 같거든요. 저는 우리나라에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라는 유형의 사람들이 적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이유를 이야기해보자면, 제가 진로 고민 상담을 해주는 대학생들 혹은 취준생들의 경우 대부분이 '넓게 보는 UX 디자이너'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이 유형의 친구들의 경우 항상 고민을 나눌 때 어떤 '새로운'공부를 하여 UX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까를 물어보는데요, 저는 그럴 때마다 지금 하고 있는 내 전공/관심 영역을 기반으로 내가 어떤 UX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이야기 해주곤 합니다. 물론 현실적인 조건들과 한계들을 저도 인지를 하고는 있으나, 이 유형의 친구들이 가장 '매력적이게' 보이려면 결국 본인의 개성과 특징을 제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미대를 나온 친구들이랑 시각적인 관점만 고려한 포트폴리오로 경쟁을 하려고 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지만, 내가 어떻게 사용자를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나의 다양한 시도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나는 어떤 디자이너일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자기 계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프로토타이핑 툴을 배우기 전에,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데이터를 이해하기 위해 통계학을 공부하기 전에 내가 어떤 UX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먼저 고민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산업공학 & 경제학을 공부하고 UX 디자이너가 되었다고 했을 때 사실 대기업에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자신들도 저와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계셔서 많이 놀랐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공학의 관점이 들어간 UX 라든가, 경제학의 관점이 들어간 UX는 본 기억이 딱히 없습니다. 본인의 개성과 본인의 관점을 기반으로 UX 디자이너로 성장했을 때 세상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UX가 나온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해서 개발을 공부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글을 써보고, 그림을 그려보고, 음악을 해보고, 심리학을 공부해보고, 이런저런 다양한 덕질을 차라리 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는 지금도 그래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디자인'의 다양한 관점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각이 났는데, 저는 요즘 Design Table이라는 팟캐스트를 매우 즐겨 듣습니다. 한번 즈음은 들어봤을 만한 유명한 분들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멋진 분들의 이야기까지 매우 재미있게 듣고 있습니다. 아직 모르셨거나 공감할만한 '디자인'의 다양하고 소소한 이야기가 고프셨던 분들은 꼭 들어보세요-

Design Table 페이스북 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브랜딩의 작은 조각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