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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엘 Aug 24. 2023

3. 불안함이 반드시 독약은 아닌 이유



지난주에 나눈 대화의 핵심을 요약해 보자. 


1. 회사의 성장세가 멈췄다
2. 우수인재들의 이탈이 시작되었다
3. 고객 CS 이슈가 터지고 조직 내부의 소통이슈가 드러났다
4. 임직원들은 각자 자신이 피해자라 여기고 있다


"상무님, 우선 네 가지를 중심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부족하겠지만 그저 의견이라 여겨주시고 들어봐 주시겠어요"


코칭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고객의 이면에 관해 함께 탐구하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개인이 아닌 조직이 고객인 셈이다. 개인이 모인 것이 조직이다. 이면탐구 관점에서 볼 때, 맥락적으로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도출한 4가지 현상들 속 이면을 탐구해 보는 일이 변상무에게 어떤 유익함을 줄 수 있을까. 내 입에 지혜가 주어지길 기도한다. 






  

1. 회사의 성장세가 멈췄다


이면 탐구 - 


"상무님, 회사의 성장이 멈추면 자연스레 구성원들은 불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불안한 감정은 일반감정들에 비해 스펙트럼이 넓어서 영향력도 큰 편이지요. 구성원간 전염도 잘 되고요. 코칭을 하다 보니 불안함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마치 독약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해요. 아직 어떠한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그저 불안해서 마음의 병이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보거든요. 하지만 개인이 아닌 조직의 관점에서 불안함은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들여다볼 수도 있어요. 독약처럼 보이지만 잘 활용하면 불안함은 조직에 보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 성장이 멈춘 것에 대해 구성원들이 불안해 할 수는 있다고 생각은 했어요. 하지만 저는 함께 불안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불안에 대해 해석은 했지만 함께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우리 구성원들의 입장이 되어 보기보다, 저는 제 역할을 잘 해내는 길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각자 자기 일을 해내면 되는데 왜 그리 동요하는지 수용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불안함이 보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네요"


"상무님, 현상은 팩트(Fact)이고, 불안함은 선택입니다. 성장 수치가 멈춘 것은 팩트입니다. 사실인 거죠. 팩트 앞에서 상무님을 비롯한 임원들께서는 경영 방향과 전략을 수정하셨죠. 지금은 오히려 회사의 모든 방면을 견고하게 다져가야 할 때임을 합의하셨어요. 벌어진 현상 즉, 팩트를 놓고 불안하지 않기로 선택을 하셨다는 이야기예요. 임원들의 집약된 생각과 언어로 선택을 한 것입니다. 속도감 있는 선택으로 불안할 겨를도 없으셨을 것 같아요.

..

..

당시에 우리 구성원들은 어떤 선택을 한 것 같습니까?"


"아.. 선택이 달랐던 거군요. 당시에 나름은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몇 차례 내용을 공유했거든요. 임원진이 결정한 경영 방향과 전략에 대해 부서장들 통해서 상세히 전달될 수 있도록 했었어요. 그렇지만 긴밀히 소통이 되었는지는 확인된 바 없고요. 구성원들이 저마다 다른 선택을 했을 소지가 충분합니다. 박사님 말씀하신 불안함을 선택한 직원들이 어느 정도 일지 모르겠네요. 


"상무님, 만일 지금 우리가 나누고 있는 현상과 선택에 관한 이 이야기를 그 당시에 접하셨다면  무엇이 달라졌을 까요?"


"음.. 사람들의 선택을 파악했을 것 같아요. 동일한 현상에서 전 구성원이 어떤 감정과 생각을 선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소통체계를 마련했을 것 같아요."


"와! 만일 그렇게 하셨다면 지금 우리 조직은 어떻게 달라졌을 까요?"


"그렇게 한 번 하면 조직은 훈련이 되더라고요. 조직은 경험을 통해 학습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일종의 업무상 모델이 되어 버리곤 해요. 이후에 있는 일들도 강력한 소통체계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모델의 역할이요. 한 번 제대로 학습된 경험은 업무모델이 되고 꽤나 오랫동안 유지되곤 해요."


"......(침묵)"


"아! 보약이 맞네요. 불안함이 보약이 될 수도 있다는 박사님 얘기 말입니다. 제가 구성원들의 불안함을 깊이 있게 공감했다면 강력한 소통체계를 만들었을 것이고,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우리 조직은 지금껏 없었던 소통관련 업무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결국 보약이 될 수도 있었던 거군요. 그것 참 맞는 말이네요. 보약!"    


"말씀하시고 나니 또 어떤 생각이 드세요?"


"아.. 이야기하면서 계속 걸리는 게 부서장들이에요. 그 당시 보이는 현상 앞에서 우리 부서장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지.. 이미 늦었지만, 염려가 되네요"


"네 그러시겠죠. 자, 그 이야기는 두 번째 안건으로 넘어가서 다뤄보도록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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