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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엘 Sep 21. 2023

주도적인 조직문화 형성방법 두 가지!

존재감과 공헌감 드러내기


개인이 모여있는 것이 조직이다


조직의 힘은 개인의 연합으로부터 비롯된다. 어떠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개인들이 모여있느냐가 조직문화가 된다. 


하늘에서 숲을 내려다보듯 조직전체를 살펴보되, 동시에 숲 속의 나무 한그루마다 섬세하게 바라보는 일이 조직을 챙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삐뚤어진 나무가 보인다고 해서 함부로 뽑아내는 시대가 아니다. 요즘 조직은 나무마다 있는 고유의 특성과 기능, 향에 집중한다. 나무들에 따라 숲의 이름이 달라지기도 한다. 


나무가 있고 숲이 생긴다. 구성원 개인에게 집중하는 것이 조직문화를 살피는 지름길이다. 

       





S사에서 사내코치를 양성한 지 3년 차 때의 일이다. 소수의 리더가 사내코치가 되고, 그중 다시 소수의 사내코치가 조직과 구성원을 위해 헌신한다. 어느 조직에나 배움에서 끝나는 리더가 있고, 배우고 깨달아 삶에 적용하는 리더가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삶에 있어서 일터와 동료가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고백했던 사내코치 A가 있었다. 그는 사내코치 양성과정에서 배운 대부분의 것들을 삶에 적용하고자 애써온 리더이다. 


이런 사람은 조직에서 그냥 두질 않는다. 그는 사내코치로 임명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급을 했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여 한 지점의 수장이 된 것이다. 마땅히 축하받을 일이었는데 사람들은 그에게 마냥 축하만 하진 않았다. 발령처가 최근 1~2년 동안 실적이 좋지 않았고, 불미스러운 이슈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소음이 즐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축하보다 더 많은 염려가 뒤따랐다.


실제로 살펴보니 동료 간 신뢰가 무너져 있었고, 오랜 시간 반복되는 업무에 보람과 긍지를 상실한 구성원들의 모습을 보고 A는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가장 큰 문제는 구성원 어느 누구도 주도적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구성원 모두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하였다. A는 지점의 부진한 실적도 문제지만, 조직문화부터 손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실적이야 구성원들을 압박하고 짜내면 당장은 오르겠지만 그때뿐임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는 구성원 한 명 한 명을 면담하며 정성을 쏟았다. 바쁜 일과 중에도 별도로 일정을 잡아 시간과 에너지를 구성원 각 개인에게 집중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인터뷰로 시작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는 풍요로워졌다. 그동안 조직내부에 존재하던 이슈들의 이면을 확인하게 되었고, 구성원 간의 이해관계와 감정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구성원과 면담할 때 만이라도 A는 그들과 같은 동료로서 대화하고자 노력했다. 많이 듣고, 공감하며 함께 아파했다. 그 어떠한 이슈이던 평가하거나 판단하려 하지 않고, 구성원 관점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들었다. 구성원들도 처음에는 A를 경계하고 사건들을 브리핑하는 수준의 대화를 나누었으나, 점차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서 A를 대하기 시작했다. 


A는 구성원들이 면담을 통해 단순히 심리적 해소나 방향설정만을 하는 대화에서 머물기를 원치 않았다. 그는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역량과 강점, 일의 목적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그는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일하며 자신의 일에 보람과 가치를 발견하길 원했다. 






사내코치 A로부터 위의 소식을 접하고, 서둘러 A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코칭이 조직문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좋은 사례가 탄생할 수 있음을 직감했다.  


A가 시도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구성원 개인 면담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그는 나무를 이해하며 숲을 바라보는 일을 하고 있었다. 


A: 

"코치님, 발령받고 2개월이 흘렀어요. 온전히 구성원들과 신뢰를 다져왔고요. 이제는 다음단계로 넘어가고자 합니다.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일하게 하고 싶어요."


나:

"축하드립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네요. 제 마음이 다 벅차요...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일한다는 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A:

"(침묵)...... 그들의 삶과 일을 존중하기 때문이에요. 제가 코칭을 통해 스스로를 존중하고 제 삶을 가치 있게 여기게 되었듯 우리 구성원들도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그동안 실적이 좋지 않아서 일의 보람과 긍지에 메말라 있었고, 상위자로부터의 인정에 목말라 있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어요. 사실 업무 역량도 뛰어나고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직원들도 상당수 되거든요. 참 안타까웠죠. 그런데 본인들이 회사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들에 사로잡혀서 매일 퇴사를 생각해 왔더라고요."


A와의 대화 후반부 즈음, 지금부터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 질문했다. A는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일하기 위한 두 가지 핵심 단어를 추려냈다.


A:

"존재감과 공헌감입니다. 스스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도록 제가 코칭으로 헌신할 거예요. 그리고 그동안 쌓아온 각 구성원들의 우수한 노하우들이 우리 조직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각자 자각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저서 '미움받을 용기'로 유명한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쓴 '철학을 잊은 리더에게'에 등장하는 핵심 두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존재감', '공헌감'


저자는 '리더와 팀원의 돈독한 관계 형성'의 관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를 '존재감'과 '공헌감'이라 소개하고 있다.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조직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꼭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는 환경 속에서 일하기 원한다. 그래서 자신이 사회(회사)에 도움이 되는 존재이고 맡고 있는 업무가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를 원한다. 


구독 중인 가인지 캠퍼스 북클럽에서 소개한 책 소개를 담은 영상을 공유한다. 



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2290







나:

"A코치님의 조직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조직문화를 갖추게 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될까요?"


A:

"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데에 인색하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을 거고요. 원팀(One-team)으로 서로 기여하며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 알게 될 것 같아요. 말씀드렸던 존재감과 공헌감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저는 코칭을 진행하며 구성원마다 드러나는 장점과 강점들을 모두 인정을 하려고 합니다. 코치님으로부터 배웠던 '역량중심 인정하기'를 실행해 볼 거예요."


나: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A:

"네. 이건 단순히 잘했고 못했고를 따지는 칭찬이 아니에요.  근거를 갖춘 역량 기반의 인정이죠. 그동안 해왔던 일들, 행동들 속에서 구성원의 역량을 발견하고 인정부터 진행하는 거죠. 두 달 정도 관찰해 보니까 인정해 줄 수 있는 역량이 정말 많아요. 책임감, 배려심, 솔직함, 솔선수범.. 계속 나와요. 


나:

"와! 정말 그러네요. A코치님께서 그동안 어떤 시선으로 구성원들을 바라보고 대해왔는지 짐작이 가네요.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A"

"코치님이 그러셨잖아요. 내가 리더로서 인정해 줄 수 있는 함량에 도달할 때까지 구성원을 기다리면 안 된다고요. 보이는 즉시 먼저 인정하라고요. 단 1%라도 역량이 보이면 제 기준을 내려놓고, 함량이 차지는 않았음에도 먼저 인정하라고 가르쳐 주셨어요. 그러면 1%가 90%까지 올라갈 확률이 생기는 거라고. 만일 제 기준에 차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정을 하지 않으면, 해당 구성원은 어쩌면 평생 인정받고 성장할 길이 없을 거라는 무서운 이야기도 해주셨죠."




'역량기반 인정하기'는 A가 설명한 대로 구성원의 행동에서 발견한 역량을 기반으로 리더가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한번 듣고 기분 좋고 마는 여느 칭찬에 비해 구성원에게 각인되는 강도와 비중이 커서 구성원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게 된다.


'아. 우리 팀장님이 나를 책임감 있는 리더로 보고 있구나.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겠구나.'


이는 구성원이 리더로부터 책임감을 인정받았다는 자부심과 함께 더욱 책임감 있는 행동들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되어준다.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은 구성원은 팀장을 어떻게 대하게 될까? 


내 경험상 이렇게 인정받은 구성원은 대부분 팀장의 편에서 생각하고 팀을 위해 헌신하게 된다. 인정을 받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대부분의 구성원은 인정받고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 애를 많이 쓴다. 이는 고된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리더를 만나 존재감이 확인되고 나서는 심리적 안정을 찾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단계에 과감히 뛰어든다. 


실험해 보라. 단 1%라도 역량이 보인다면 자신의 기준 따지지 말고 인정을 해보는 거다. 


"정말 책임감 있게 일을 해나가는군요."

"솔직하게 소통해 주어서 고마워요."

"팀을 위해 솔선수범해 주어 모범이 되어주고 있어요."


이런 말을 들으면 구성원은 정말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 조직은 어떻게 달라질까?

자신의 일을 주도적으로 감당하며 팀에 기여하는 구성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거듭나게 된다.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조직문화를 갖추는 비결은 단순하다. 구성원 개인마다 자신의 업무에 주도적이면 된다. 기억하자. 조직은 개인의 연합이다. 주도성이 확보되어 있는 구성원이 모인 조직의 문화는 주도적일 수밖에 없다.


조직의 주도성은 구성원 개개인의 존재감과 공헌감이 바탕이 되어 드러난다. 숲의 형태와 모양에 집중하느라 나무의 특성과 향을 망각하지 말자. 기억하자. 나무가 생기고 난 후 숲이 형성되는 거다. 


리더의 인정만이 구성원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통로이다. 주저하지 말고 단 1%의 역량이 보일지라도 먼저 인정하도록 하자. 기억하자. 인정받은 구성원은 리더의 생각을 따르게 된다. 반드시 팀에 기여한다. 


조직문화의 선순환은 그렇게 시작된다. 리더의 작디작은 1%의 인정으로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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