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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엘 Sep 25. 2023

생각의 힘

발골절 수술 후, 6개월이 흘렀다. 

반년이 지났다. 


담당 주치의 원장님은 가급적 신경 쓰지 말고 활동하라 했다. 수술과 회복의 과정에서 몸의 밸런스도 깨졌고, 특별히 수술부위의 다리근육들도 근손실이 많이 있었으니 운동을 하라 권유했다. 


나는 전문가의 말을 신뢰한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따위의 언급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내 발뼈를 붙여준 전문가가 아니던가. 나도 본 적 없는 내 발뼈. 주치의의 말을 절대적으로 따른다. 


운동 권유를 받고 헬스를 등록해서 가르쳐준 대로 운동했다. 여전히 수술부위는 불쾌감이 있다. 운동하고 나면 욱신거린다. 하지만 원장님이 신경 쓰지 말라 했으니 가급적 또 그 말도 따른다. 말 잘 듣는 환자다.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수술부위의 엑스레이를 찍는다. 

오늘은 원장님이 내 발 사진들을 주욱 보여주시던데...

수술 찍은 엑스레이, 그로부터 4주 찍었던 엑스레이, 3개월 후 찍은 엑스레이.


원장님은 뼈가 잘 붙고 있다고 했다. 나는 봐도 모르겠던데.. 대체 뭘 보고 뼈가 잘 붙고 있다는 건가.. 하지만 매일 발 뼈만 보는 전문가가 잘 붙고 있다고 했으니 나는 그냥 믿는 거다. 설사 잘 안 붙고 있더라도 나는 주치의의 말을 믿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잘 붙고 있다!'


 





수술 후 6개월이 지난 오늘-

병원 가서 엑스레이 찍었다. 오늘이 뼈가 잘 붙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서는 마지막이다. 


"오~ 잘 붙었네요' (역시 내 눈에는 전혀 차이를 모르겠다.)


한 장 두 장 그 발이 그 발 같은, 내 발인지 아닌지 조차 모르겠는 사진들을 살피던 주치의 원장님이 핀제거 수술을 해도 되겠다고 까지 제안을 하시는 거다.


"원래 한 일 년 된 시점에서 핀제거 수술을 해요. 근데 환자분은 뼈가 잘 붙었고 회복이 좋으니 예정보다 빨리 수술을 해도 되겠어요."


이게 참 별 말이 아닐 수도 있는데, 나는 보상받은 기분이 들더라. 

의도치 않게 표창장을 받은 느낌이랄까. 말 잘 들어서 상 받는 기분. 


어제까지도 조금 염려가 되었었다. 오늘 찍어봤는데 이상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하고. 

그런데 오늘 핀제거 이야기까지 들으니 기분이 참 좋았다. 


경험해 본 사람 아니면 이 기분 모를걸.


사고는 당하는 입장이었으나,

회복은 주도적으로 노력한 것이었으니. 보상이 맞는 거지.







사실 나는 6개월간,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되뇌듯 생각을 메이킹해왔다.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회복한다. 골절되었던 뼈는 마치 본드로 붙인 것처럼 빈틈없이 붙을 거다, 붙는 속도도 무척 빠르다. 나는 다시 매력적인 모습으로 강단에서 강의하게 될 것이다. 더 건강한 모습으로 강의를 할 것이다'


이렇게 매우 자주 상상하고 생각해 왔다. 이 장면을 생각할 때마다 에너지가 올라왔다. 


그래서 운동도 보통사람들 하는 강도로 해왔다. 내 발이 완전히 보통사람의 발이라 여기고 운동을 했으니 말이다. 덕분에 다리 근력도 붙었고, 체지방도 감량이 되고 있다. 살면서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해본 적은 없었다. 발골절이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수술 이후, 생활을 매우 매우 단조롭게 세팅했다. 집중해야 할 일 말고는 다 버렸다. 하루 중 오전시간은 통으로 무조건 몸건강을 위해 할애하였다. 몸을 단련하면 마음과 생각도 단련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생각의 힘. 


강력한 생각으로 내 삶의 반경 안의 모든 것들을 드라이빙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고가 있고, 고통이 있고, 고난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사고 고통 고난의 시리즈... 늘 있었고, 앞으로도 있겠지. 


코칭하다보면 이 시리즈에 속하게 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다. 제 각각의 반응은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스크린 해준다.


시리즈를 겪고 있는 가운데 누구를 만나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곁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이 있었다. 극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는 가족 때문이었다. 진짜이던 아니던 내가 전문가라 믿고 의지한 병원 주치의가 있었고, 기도로 함께 동행해주었던 교회분들도 있었다.


수술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다시 수술했던 발부위를 절개하고 (칼 댔던 데에 또 칼을 대고..), 병원에 며칠 머물러야 하겠지만- 

참 감사하다는 고백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다. 


생각의 힘.


내 인식은 올해 연말을 향해 있고, 나는 완전히 회복되어 지금보다 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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