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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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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May 17. 2019

강아지 수염

강아지에게 수염이 있다면 믿을까?


고양이만큼 두드러지게 보이진 않아도, 코 언저리에 나 있는 털이 난 수염이라고 믿는다.


미용실에서 키우는 반려견의 미용이 거절당하고 (너무 예민하다는 이유로)


집에서 강아지 이발기로 셀프 미용을 시도했다.


처음 털을 자를 때만 해도 분명 고분고분했던 것 같은데,


두 번, 세 번 연달아 집에서의 미용이 이어지자 우리 집 강아지 특유의 예민한 성격이 드러난다.


와르르르- 그르르 릉-


결국 얼굴 근처의 털은 아예 자르지 못한 채로 '가분수'가 되었다.


눈 뜨고 볼 수 없는 반려견의 셀프 미용 애프터 모습에 자고 있을 때마다 틈만 나면 가위를 들고 살금살금 접근한다.


정신 에너지가 요즘 틈만 나면 '강아지 눈 보이게 얼굴 미용해주기'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자고 있는 틈을 찾아 조금씩 털을 잘라낸다. 눈이 보여간다.


그러게, 동물병원 미용 선생님이 이쁘게 잘라주실 때 가만히 있지 그랬니.


오늘도 작은 미용가위를 들고 살금살금 접근하여 눈 주변에 눈곱이 붙어있는 털을 잘라내려는데


선잠을 자고 있었던 건지 바로 눈을 떠 "와르릉" 부들거린다.


그래도 나는 너의 미용을 포기할 수 없단다. 다시 틈을 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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