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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May 23. 2018

김천에서 합천 거쳐 거창

김세중 자전거여행기 12

작년 초겨울 신안의 여러 섬들을 둘러본 뒤 오래 자전거여행을 쉬었다.

추운 겨울이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5월 5일 어린이날 사흘 연휴에 오랜만의 자전거여행에 나섰다.

작년 가을 내내 전라남도 남해안을 탐방했는데 이번엔 내륙 깊숙한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 여행엔 한 달쯤 전에 장만한 16인치 바퀴의 작은 접는 자전거와 함께했다.

접이식 자전거는 2015년에도 그걸로 제주도와 백령도, 울릉도를 다닌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얼마 안 되어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구입하였다.


접는 자전거는 용도가 한정돼 있다.

구조상 장거리를 다니거나 고속으로 달리기 어렵다.

그저 살방살방 다니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접는 자전거라고 멀리 못 갈 건 없다고 봤다.

그리고 용기를 내 기차에 실었다.

접으니까 새마을호 짐칸에 쏙 들어갔다.

역에서 내려 다시 조립하고...


김천역에서 내려 합천을 향해 남쪽으로 내달렸다.

성주군으로 넘어가 수륜면에서 가야산 산중턱에 난 도로를 달렸다.

가야산 하면 합천을 연상했는데 가야산의 동쪽 반은 성주군에 있음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 옛날 팔만대장경을 강화도에서 합천까지 옮길 때

수많은 사람들이 대장경 경판을 들고 옮겼다니 그 행렬이 장관이었을 거 같다.

성주군에서 합천군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그 행렬을 재현한 조형물이 서 있었다.


해인사는 수십 년만에 찾으니 옛 기억이 남아 있지도 않다.

홍류동계곡을 따라 굽이굽이 길은 나 있었고 해인사에 닿으니 얼마나 깊은 산속인지 절감했다.

과연 용성, 혜암, 성철 등 이름난 고승들이 해인사에서 수도한 이유를 알만했다.


이튿날 가야면에 와서는 아침에 식당에서 주인 부부의 따스한 인정을 느꼈으며

다시 경북 고령군 쌍림면으로 살짝 넘어가 송림리, 귀원리에서 신기한 풍물을 접했다.

가야의 숨결을 느꼈다.


다시 경남의 합천으로 돌아와 합천읍에서 점심을 먹고 서쪽으로 달려

거대한 영화촬영소를 지나고 합천호에 이르러 댐에서 주변 풍치에 젖어 보았다.


밤에는 비가 오는 가운데 야영을 하였으며

이튿날 아침 거창군 신원면의 조용한 산골을 달려 거창에 닿았다.


2박 3일의 자전거여행으로 내륙 깊숙한 곳의 자연을 흠씬 느껴보았으며

거찰 해인사의 면모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고령과 합천에서 역사의 발자취를 읽었다.


두바퀴출판사 발간

전자책

정가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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