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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Oct 12. 2019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는 예전에 한국에서 이디오피아라 불렸다.

'이디오피아'에서 '에티오피아'로 바뀐 건 1986년이다.


아프리카에 54개 나라가 있는데 이 중에서 에티오피아는 단연 돋보인다.

특히 한국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에 파병했으니 말이다.

춘천에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이 있다.


에티오피아는 그 뜻이 '커피의 땅'일 정도로 커피의 본고장이다.

오늘날 남미의 커피가 유명하지만 뿌리는 에티오피아에 있고 

세계 곳곳으로 퍼져 아시아에서는 베트남 커피를 쳐준다.


에티오피아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아베베다.

그는 맨발로 마라톤을 뛰어 연거푸 두 차례 올림픽 마라톤을 우승한 이다.

1960년 로마올림픽과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30대 후반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으나 그 후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해

양궁에서 금메달을 땄으니 가히 인간승리의 표본이었다.

41세에 뇌출혈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에티오피아는 전제군주가 통치하던 나라였다.

1137년에 성립한 에티오피아제국은 1975년에 멸망했으니 838년이나 지속된 제국은

인류 역사에 달리 예를 찾기 힘들다.


에티오피아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하일레셀라시에는 38세 때인 1930년 즉위하여

44년 재위하고 1974년 폐위됐다.

제국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셀라시에황제는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을 결정했고

1968년에는 노구를 이끌고 직접 한국을 방문해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에티오피아제국이 막을 내리고 사회주의체제가 성립하면서

에티오피아와 한국은 거리가 멀어진다.

그리고 북한과 가까이 지낸다.

그러다 다시 2000년대에 들어와 한국과의 관계를 회복했다.


2018년 6월 에티오피아항공은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인천 사이의

직항 노선을 개설하기에 이르렀으니 현재 아프리카와 한국을 잇는 유일한 직항 노선이다.

에티오피아가 한국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에티오피아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는 2019년 노벨평화상수상자로 

에티오피아의 아비 아머드 알리(Abi Ahmed Ali) 총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평화상 100번째 수상자는 에티오피아 사람으로 결정된 것이다.

그리고 에티오피아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1976년생이니 43세의 이 젊은 총리는 이웃나라인 에리트레아와의 긴 분쟁을

종식시킨 공로로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에리트레아는 원래 에티오피아의 한 주였는데 30년간의 독립투쟁 끝에 1993년 독립을 쟁취했다.

하지만 그 후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의 분쟁은 지루하게 이어져왔는데 무난히 수습이 된 모양이다.


한국사람 중에 한글을 자랑스럽게 생각지 않는 사람이 없겠지만

에티오피아도 자국의 고유문자를 갖고 있는 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글보다 무려 2000년 전에 이미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자국의 문자인 게에즈(Ge'ez)문자를 쓰기 시작했다.


그 게에즈문자라는 게 참 신통하다.

한글은 음소문자지만 음절로 모아 쓰는 특징이 있는데 게에즈문자도 한글과 비슷한 면이 있다.

게에즈문자가 음절문자이기 때문이다.

음절문자면서도 자음과 모음이 글자 안에서 구별되니 한글과 비슷하지 않은가.

문자 이전에 언어 면에서도 에티오피아의 암하라어는 모음이 한국어 모음과 아주 비슷하다.

'어'와 '으'가 암하라어에도 있기 때문이다.


커피의 본고장인 에티오피아에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인천에서 직항도 있고 하니 부쩍 가깝게 느껴진다.


누가 아프리카를 미개하다 하는가.

2500년 전에 벌써 자국 문자를 만들었고 그걸 지금 그대로 쓰고 있는 나라가 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의 빛나는 보석이다.


에티오피아의 신문 (언어는 암하라어, 문자는 게에즈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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