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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탐방록

봉제산둘레길

서울 강서구 화곡동-등촌동

by 김세중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 해발 117미터의 봉제산이 있다. 봉제산의 서쪽은 화곡동이고 동쪽은 등촌동이다. 부근에 있는 까치산과 우장산보다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실은 까치산, 우장산보다는 더 높고 큰 산이다. 그리고 이 산에 훌륭한 둘레길이 있다. 바로 봉제산둘레길이다.


봉제산에 여러 개의 공원이 흩어져 있다. 서쪽에 무궁화공원(백석근린공원)이 있고 남쪽에 봉제산근린공원이 있고 산 정상 부근에 산마루공원이 있다. 봉제산 남쪽에 국기봉이 있고 산마루공원 부근에는 철쭉동산이 있다.


이 중에서 봉제산근린공원은 특기할만하다. 규모가 상당히 커서 볼 것이 많고 그 안에 자연학습체험원이 있으며 무엇보다 조경이 잘 되어 있다. 공원은 비스듬한 경사 지대에 위치하고 있고 이곳에서 봉제산 정상이 깝다.


봉제산둘레길은 대부분은 산 가장자리 낮은 곳에 나 있지만 일부 구간은 능선길이다. 둘레길 남쪽에 담소터가 있고 숲길을 계속 지나다 보면 용문사 옆을 지나게 되고 국기봉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국기봉에서부터는 북쪽으로 능선길이 이어진다.


능선길 도중에 있는 산마루공원은 비교적 좁은 공간이지만 오붓한 느낌을 준다. 근처에는 또한 철쭉동산이 있다. 이 부근이 봉제산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다. 북쪽으로 향한 오르막 경사면에는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오는 계단이 따로 마련된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언덕 너머에는 자그만 공터가 있고 운동 기구들이 있다.


봉제산 북쪽 기슭에 KC대학교가 있다. 봉제산둘레길은 대학을 지나고 부근의 울창한 숲속에 사색의 공간이 있다. 봉제산은 아주 큰 산은 아니지만 구불구불하게 난 둘레길을 모두 걷는다면 7km 정도 된다. 2~3시간 정도 걸린다.


봉제산둘레길은 비교적 조용하다. 소음이 귀에 거슬리는 구간이 일부 있으나 고요한 숲길이 더 많다. 아쉬운 점은 지하철역에서 꽤 멀다는 것이다. 5호선 화곡역이나 9호선 등촌역에서 내려서 15분 정도 걸으면 봉제산둘레길에 들어설 수 있다. 강서구 화곡동, 등촌동은 인구가 밀집한 주거 지역이지만 그 속에 아주 딴 세상이 펼쳐진다. 봉제산은 울창한 숲을 품고 있다. 걷고 싶은 길이 그곳에 있다.

(2021.1.5)


https://youtu.be/ED195ctg8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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