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에는 구기동 이북5도청을 지나 비봉탐방지원센터에서 비봉능선에 오른 뒤 반대편의 진관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있다. 북한산 서쪽 지역에서 남북을 관통하는 코스이다. 물론 반대 방향으로 진관계곡에서 시작해 구기동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이북5도청을 지나 비봉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비봉길로서 비봉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왼편의 계곡 안쪽에 금선사가 자리하고 있다. 금선사는 깊은 산속에 자리한 사찰로 조선 정조와 수빈 박씨 사이에서 난 순조의 탄생과 관련 있다. 금선사에서는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다.
비봉능선을 향해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왼쪽으로 상명대학교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다. 그곳에서 막바지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비봉능선에 다다르게 되는데 왼쪽으로는 향로봉이, 오른쪽으로는 비봉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바로 반대편의 진관계곡으로 넘어가면 전망을 즐길 수 없으니 향로봉이든 비봉이든 올라봄직하다.
진흥왕순수비가 있었던 비봉은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는 곳으로 약간 위험하기는 하지만 빼어난 전망을 자랑한다. 남쪽으로 북악산, 인왕산, 안산, 남산 등이 내려다보이고 더 멀리 관악산, 청계산, 용마산 등도 펼쳐져 있다. 가까이로는 문수봉, 보현봉과 북쪽으로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이 보인다.
비봉에서 다시 비봉능선 안부로 돌아와 진관계곡 방향으로 내려서면 줄곧 내리막이다. 왼편으로 거대한 바위산이 버티고 있다. 한참을 내려오면 진관계곡이 나타나는데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울창한 숲이 장관을 이룬다. 바위 위에 나무 난간이 길게 세워져 있고 도중에 계곡을 내려다보는 전망대도 있다.
반대편으로는 낙석을 막기 위해 튼튼한 철조망이 길게 쳐져 있고 좀 더 내려오면 진관사에 이른다. 유명한 비구니 사찰인 진관사는 경내가 매우 아름답다.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큰 템플관이 있고 부근에는 찻집과 넓은 쉼터가 있다. 계곡 옆으로 탐방로가 나 있고 향로봉 가는 등산로가 산으로 향해 있다.
진관사 입구에 극락교가 있고 해탈문이 기다리고 있다. 백초월길은 일제강점기의 백초월 스님이 진관사에 보관해둔 태극기가 최근 발견됨에 따라 스님을 기려 명명된 길로 진관사 진입 구간을 가리킨다. 북한산119산악구조대를 지나면 넓은 주차장이고 이어서 은평한옥마을이다.
구기동 이북5도청에서 비봉능선을 넘어 진관계곡으로 내려오거나 혹은 그 반대 방향으로 걷는 길은 금선사와 진관사라는 두 유서 깊은 절을 지난다. 진관계곡의 풍부한 수량, 울창한 숲, 가파른 절벽은 서로 어울려 장관을 빚어낸다. 비봉능선에서 비봉이나 향로봉에 올라 전망을 즐긴다면 금상첨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