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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탐방록

북한산 탐방길 18*

회룡탐방지원센터 - 우이령 입구 (북한산둘레길 16~20구간)

by 김세중

(* 북한산 탐방길 18은 도봉산 자락에 있는 둘레길로서 북한산둘레길 16구간부터 20구간까지이다.)


북한산둘레길의 16구간부터 20구간까지는 북한산이 아닌, 도봉산 자락에 있다. 16구간이 보루길, 17구간이 다락원길, 18구간이 도봉옛길, 19구간이 방학동길, 20구간이 왕실묘역길이다. 보루길과 다락원길은 의정부시에 속하고 도봉옛길, 방학동길, 왕실묘역길은 서울시에 속한다.


16구간인 보루길은 회룡탐방지원센터부터 원도봉 입구까지로 길이가 2.9km이다. 이 길 주변에 고구려시대에 만들어진 보루들이 있어 이 길을 보루길이라 한다. 3보루는 보루길 바로 옆에 있다. 그러나 워낙 이른 시기의 것이라 보루임을 금세 알아차리기 어렵고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보루임을 알 수 있을 뿐이다. 3보루 근처에 전망대가 있고 보루를 지나면 원심사가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보루길은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밑을 지나 다시 산길로 이어지고 원도봉 입구에서 끝난다. 보루길은 오르락내리락이 계속되어 둘레길을 걷는다기보다 등산을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울창한 숲속길을 걷다 보면 큰 어려움 없이 지날 수 있다. 원심사 부근에는 군부대가 있어 출입 금지 구역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17구간은 다락원길로 원도봉 입구에서 다락원까지의 3.1km이다. 다락원길은 마지막 일부를 제외하고는 포장된 도로이다. 원도봉 입구에 불교 사찰인 원각사가 있다.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밑을 지나고 호원고등학교와 주택가 사이를 통과해 횡단보도를 건너면 다시 좁은 탐방로가 이어진다. 서울YMCA다락원캠프장을 지나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점점 산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곧 다락원길이 끝나고 18구간인 도봉옛길이 시작된다.


18구간인 도봉옛길은 다락원에서 무수골까지의 3.1km로 주로 포장도로인 17구간 다락원길과는 아주 딴판이다. 숲은 울창하고 숲속에 난 흙길 탐방로는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이 다져 놓아 걷기에 쾌적하다.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아 마치 원시림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깊은 숲속을 걷다가 내리막을 내려오며 큰 운동장을 지나게 되는데 도봉산산악구조대, 북한산국립공원 도봉분소, 산악박물관, 북한산생태탐방원 등이 나타난다.


광륜사를 지나 오른쪽으로 돌아 언덕길을 오르면 능원사, 도봉사를 차례로 지난다. 그리고 다시 산길로 접어들게 되고 도봉옛길은 무수골로 내려와서야 끝난다. 도봉옛길은 도중에 도봉산 산행 시작 지점을 지나다 보니 좀 번잡한 구간을 통과하기는 하지만 그곳을 제외하면 이름 그대로 옛길처럼 고즈넉하다. 둘레길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하다.


무수골에서 19구간이 시작된다. 방학동길인 19구간은 무수골에서 정의공주묘까지 3.1km이다. 방학동길도 도봉옛길 못지않게 숲이 울창하여 마치 밀림 속에 들어온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방학동길의 산속에 있는 쌍둥이전망대는 조망이 탁월하여 절로 경탄이 터져나온다. 전망대는 두 개가 나란히 있어 쌍둥이전망대라 한다. 각각 따로 올라가지만 끝까지 올라가면 연결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도봉산의 자운봉, 선인봉, 만장봉은 물론 멀리 북한산이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수락산과 불암산도 보인다. 도봉산의 숲은 마치 원시림처럼 장엄한 모습을 펼쳐보여 이루 형언하기 어렵다. 그 뒤로도 숲길은 계속 이어지고 도중에 바가지약수터가 있고 시루봉 아래 극동아파트 부근에는 포도밭이 있다.


19구간은 세종대왕의 둘째 딸인 정의공주묘 앞에서 끝나고 20구간인 왕실묘역길이 시작된다. 왕실묘역길은 정의공주묘에서 우이령 입구까지의 1.6km로 비교적 짧다. 정의공주묘는 남편인 양효공안맹담과 같이 있다. 길 건너에는 연산군묘가 있고 왕실묘역길은 연산군묘 앞을 지난다. 둘레길은 동네를 지나서 산속으로 접어드는데 산에는 딱따구리를 비롯해 다양한 산새들이 살고 있다. 왕실묘역길은 방학로와 만나면서 우이령 입구에서 끝난다. 북한산둘레길에서 18구간(도봉옛길)과 19구간(방학동길)은 둘레길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해주는 명품길이라 할만하다.

2021.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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