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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Oct 22. 2022

울릉도

친구가 나무 전문가이다. 나무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나무 관련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정년까지 채우지 않고 중도에 나와서 사업체를 꾸렸다. 나무를 치료하는 일을 한다. 쉽게 말해 나무병원이다. 그러다 보니 나라에서 맡기는 일도 많이 맡아 하게 됐다. 그에게 독도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이 주어졌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다음주에는 독도에 가게 됐다. 독도에 가기 위해서는 먼저 울릉도에 가야 한다. 울릉도에 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강릉, 포항에서 주로 가는데 다른 항구에서도 간다고 들었다. 다음주에는 포항에서 출발한다.


울릉도는 두 번 가보았다. 10년쯤 전에 한 번, 그리고 2015년 가을에 한 번 갔다. 10년쯤 전에는 사람들과 어울려 출장으로 갔고 2015년에는 혼자 자전거를 들고 갔다. 그땐 아직 울릉도 순환도로가 완성되기 전이었다. 60년대에 시작된 울릉도 순환로 건설은 섬 북동쪽의 구간이 뚫리지 않아 자전거를 들고 숲속길을 걸어서 고개를 넘어야 했었다. 2019년에서야 터널이 다 뚫리고 울릉도 순환로가 완전 개통됐다. 이번에 울릉도에 가면 차를 타고 울릉도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7년 전 자전거를 타고 울릉도를 한 바퀴 돌면서 울릉도가 어떤 섬인지 좀 알게 됐다. 울릉도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섬이다. 섬에는 너른 평야는 좀체 찾아볼 수 없고 온통 울퉁불퉁하다. 화산섬인 게다. 터널에 신호등이 있는 걸 보았나. 울릉도에 그런 터널이 여럿 있다. 도로를 넓게 만들 형편이 못 되니 좁게 만들고 대신 신호등을 두어 차들이 신호를 기다렸다가 가게 돼 있다.


이번에 울릉도에 가면 어딜 가게 될지 궁금하다. 단체로 움직이니 내 맘대로 갈 수 없다. 그러나 섬 일주도로는 달려봤으니 성인봉이나 나리분지 같은 델 가봤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과연 어떻게 될지... 독도는 두 번째다. 처음 갔을 땐 배에서 내려서 몇 걸음 못 가고 다시 배에 타야 했다. 이번은 좀 다를 것이다. 좀 높은 곳까지 올라가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새떼들을 만나게 되겠지...


포항에서 배를 타고 가서 돌아올 때도 포항으로 돌아올 것이다. 포항 하면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 가서 해병대 부대에서 1박한 기억이 있다. 하도 오래 전이라 그저 어렴풋이 생각날 뿐이지만...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어린 시절 아버지 따라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렸던 1.20동지회라는 단체의 모임에 갔던 기억도 있다. 백사장에서 행사가 펼쳐졌다.


포항, 울릉도, 독도... 다 전에 가본 적이 있는 곳들이지만 그래도 설렌다. 여행은 언제나 날 들뜨게 한다. 굳이 외국이 아니어도 좋다. 울릉도, 독도는 다분히 이국적이다. 다음주 목요일이 오기를 손 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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