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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Dec 05. 2022

브라질

6개월 전의 한국팀이 아님을 보여달라

브라질은 세계에서 면적으로 다섯 번째 큰 나라이고 인구가 일곱 번째로 많은 나라이다. 대국이 아닐 수 없다. 브라질 하면 커피가 떠오르지만 석유 생산도 엄청나고 철광석 생산량도 대단하다. 무엇보다 아마존의 대부분이 브라질에 있다.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을 브라질이 품고 있는데 자꾸 훼손, 축소되고 있으니 안타깝다.


브라질은 남미 대륙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쓰는 나라다. 포르투갈의 식민지였기 때문이다. 1822년에 브라질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했다. 올해 9월 독립 200주년을 맞았다. 이 뜻 깊은 해에 브라질은 월드컵 여섯 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이 그걸 가로막고 나섰다. 과연 어찌 될지 여간 궁금하지 않다.


브라질은 영어로는 Brazil이지만 포르투갈어로는 Brasil이다. 철자만 다른 게 아니라 발음도 다르다. 포르투갈어로 Brasil은 브라지우다. 영어가 아니라 포르투갈어를 통해 국명을 받아들였다면 우린 지금 브라질이라 하지 않고 브라지우라 하고 있을 것이다. 어디 이런 국명이 한둘일까. 폴란드도 폴란드어로는 폴스카이고 스페인도 스페인어로는 에스파냐이다.


6일 새벽 한국과 브라질은 카타르월드컵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과거의 성적을 놓고 보면 한국이 브라질의 상대나 될까. 그러나 단판 승부는 결과를 알 수 없다. 한국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독일을 2:0으로 이기리라고 그 누가 예상했을까. 못했지만 결과는 한국의 승리였다.


브라질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축구 강국이다. 월드컵 5회 우승을 한 나라는 오직 브라질뿐이다. 펠레,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했다. 그리고 브라질은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온 유일한 나라다. 그만큼 축구가 세다. 그들의 현란한 개인기는 넘사벽이다.


1950년 6월 24일 브라질에서 제4회 월드컵축구대회가 개막되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하루 전날이었다. 지구 반대편 남반구에서는 세계의 축제가 열리고 있었지만 한반도에서는 3년간의 기나긴 동족상잔의 비극이 막 시작됐다. 물론 그때 한국은 월드컵대회 참가는 꿈도 못 꿀 때였을 것이다. 아시아 예선이 있기나 했는지 모르겠다.


72년이 지나 한국과 브라질이 중동 사막에서 격돌한다. 한국의 승리를 점 치는 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지레 겁 먹고 주눅들 태극전사들이 아닐 것이다. 4년 전 우승 후보 독일 꺾은 것처럼 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맞아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 없이 발휘한다면 못 넘을 벽도 아니라고 믿는다. 한국은 브라질에 지난 6월초 평가전에서 5:1로 졌다. 6개월 전의 한국팀이 아님을 보여달라. 더 단단해지고 담금질됐음을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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