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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Mar 27. 2023

챗gpt를 어째야 하나

왜 자꾸 없는 일을 지어내나

일전에 챗gpt에게 '지암읍이 어느 시에 속하느냐'고 물었는데 '지암읍은...' 하며 대답을 시작해서 화들짝 놀랐다. 처음만 그랬고 이어지는 답변에서는 '곤지암읍은...' 이라 제대로 답해서 안도는 했지만 질문에 대한 요약은 여전히  '지암읍의 행정구역'이라고 정리해 놓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실망도 실망이지만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빚어지는지 알 길이 없었다. 


오늘 그와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가 누군지를 물어보다가 현대그룹을 누가 세웠는지를 질문했는데 이상한 답변을 내놓았다. 정유재를 중심으로 설립되었다고 답하지 뭔가. 정유재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다. 재차 현대그룹이 정유재를 중심으로 설립되었느냐고 확인 질문을 하니 그렇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문답이 이어졌다.


'1967년에 전두환 대통령의 장기재직'이라고 했다. 아니, 1967년에 전두환 대통령이 있었다고? 그때 그는 고작 영관 장교에 불과하지 않았나. 그래서 1967년에 한국의 대통령이 전두환이었냐고 하니 맞다고 우겼다. 그래서 전두환 대통령이 언제 처음 대통령이 되었느냐고 하니 그제서야 비로소 1981년 2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해서 1988년 2월 24일까지 재직했다고 수정했다. (실은 그것마저도 틀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0년 8월 27일에 유신헌법 시절에 당선돼서 1980년 9월 1일 취임식을 한 바 있다. 그 이후 제5공화국 헌법 개정을 한 뒤에 1981년 2월에 다시 대통령이 되었다.)


그래서 1967년에 한국의 대통령이 전두환이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하니 그제서야 "저의 실수입니다. 1967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재직하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했다. 나야 따져 물어서 수정과 사과를 받아냈지만 처음 답변을 그대로 믿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챗gpt가 소설도 쓰고 수필도 쓰고 시도 짓는다고 세상이 떠들썩하다. 긴 글도 요약하고 이메일도 대신 써준다며 신통해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역사적인 사실조차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을 한다. 심하게 말해 '날조해서' 답한다. 이게 인공지능의 실상인가? 허탈함을 누르기 어렵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아직 초창기라서 그러긴 할 것이다. 차차 극복되지 않을까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챗gpt 출현에 너무 들떠서는 안 되겠다. 챗gpt가 가짜 정보를 마구 만들어 퍼뜨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에 넌더리가 나 있는데 거기다 인공지능까지 가세한다? 그렇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밝게 하는 데 기여해야지 혼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는 사람들에게 과제가 생겼다. 인공지능에 대한 통제는 사람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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