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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Jun 06. 2023

20년간 소유하는 자?

뭔가 이상하지 않나

민법에는 비록 내 소유의 땅이 아니더라도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20년간 문제 없이 그 땅을 차지해 왔다면 등기와 함께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년이란 세월 동안 마치 그 사람 것인 양 지내 왔으니 이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 조항이 민법 제245조이다.


제245조(점유로 인한 부동산소유권의 취득기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②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런데 제1항의 표현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이라 되어 있다. 그러나 제2항에서는 20년이 10년으로 바뀌었을 뿐인데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이라 되어 있다. '점유하는'이라 해도 되고 '점유'이라 해도 되는 건가? 아니다. '20년간' 때문에 이미 과거의 일을 가리키고 따라서 '점유하는'이 아니라 '점유'이라야 한다. 제1항은 틀렸고 제2항이 바르다. 이는 그 다음 조항인 제246조에서 '점유한'이라 되어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제246조(점유로 인한 동산소유권의 취득기간)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동산을 점유한 자는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요컨대 민법 제245조 제1항의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 자는'에서 '점유하는'은 '점유한'의 잘못이다. '점유해온'이라 해도 좋다. 그런데 이 잘못된 시제 표현이 68년 동안이나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다. 비정상이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걸 바로잡는 게 그다지도 어렵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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