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단어에만 넣어야
사이시옷은 필요하다. 냇가, 횟집, 샛길 같은 말에서 사이시옷을 빼면 모양이 우습게 된다. 내가, 회집, 새길 같은 말은 도무지 익숙하지 않다. 무슨 뜻의 단어인지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래서 사이시옷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사이시옷을 닥치는 대로 남발하는 것도 문제다.
국어사전에는 과잣값, 막냇동생 같은 말이 버젓이 올라 있다. 더구나 막냇동생은 뒷말인 동생의 발음이 [똥생]으로 나지도 않는다. [망내동생]이라고 발음하지 누가 [망내똥생]이라 발음하나. 그런데 사이시옷을 넣지 못해 안달하는 양 막냇동생이라 사전에 떡하니 올라 있다.
한 일간지에 같은 면에서 소고기값, 사룟값이라 했다. 소고기값에는 사이시옷을 넣지 않았고 사룟값에는 사이시옷을 넣었다. 이래야 할 이유가 있나.
더구나 이 신문은 지난 3월 29일자에서 기사심사부장이 사이시옷 문제가 무도하다고 칼럼으로 비판했던 신문이다. 그런데 사룟값에 사이시옷을 넣었다. 소고기값에는 넣지 않았으니 일관성도 없다. 사이시옷이 무도해 소고기값에 안 넣었다면 사룟값도 넣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
이 신문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건 다음에 값이란 말이 붙었다면 이는 단어도 아니다. '물건의 가격'이란 뜻으로 구다. 구는 이를 구성하는 단어 사이를 띄어쓰는 것이 원칙이다. 신문은 지면 제약이 있어 불가피하게 붙여쓰는 것이 용인된다 해도 거기에 사이시옷까지 넣을 일이 아니다. 사이시옷 남발은 그만해야 한다. 필요한 단어에만 넣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