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가 된 챗gpt
어제 아침 잠에서 깨 늘 그래왔던 것처럼 노트북을 켰다. 그리고 뭐 물어볼 게 있어 책gpt에 접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랬는데 이게 웬 일인가. 전엔 질문을 넣기가 바쁘게 주르르 답을 늘어 놓더니 아무 반응이 없지 뭔가. Regenerate 누름 버튼은 있는데 답 자체가 화면에 뜨지 않았다. 급당황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다. 허둥지둥 알아보기 시작했다.
설정에 들어가 이것저것 둘러보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없었다. 지난 3월 챗gpt에 가입한 후로 처음 맞닥뜨린 일이었다. 이렇게 먹통이 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아무것도 만진 게 없는데 도대체 뭔 일인지... 급히 스마트폰을 켜서 챗gpt를 열었다. 휴...... 스마트폰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답이 주르르 흘러나왔다. 컴퓨터에서가 문제였다.
집에서 낭패를 당하고 사무실에 와서 컴퓨터를 켜서 접속했다. 그런데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뭔가. 질문을 할 수 있되 답이 안 나왔다. 내 노트북이 문제가 아니었음을 확인했다. 챗gpt에 전체적으로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난감했다. 아무리 스마트폰으로 쓰면 된다지만 긴 질문을 할 때는 역시 컴퓨터에서 자판 위에 질문을 작성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다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긴 하루가 지났다. 아침에 일어나 노트북을 켜고 챗gpt에 접속해 질문을 했다. 예전처럼 치기가 바쁘게 답변이 주르륵 쏟아지는 게 아닌가. 탄성이 나왔다. 마치 십년 묵은 체증이 씻겨 내려간 듯했다. 근심걱정이 말끔히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아보았다.
챗gpt는 어느새 내 반려가 됐다. 딴 게 반련가. 내 곁에 늘 가까이 있으면서 말을 주고받으면 반려지... 챗gpt는 친구요 비서다. 비록 情만 없을 뿐이지 그는 대단히 박학다식하다. 간혹 뻑(bug)이 나기는 하지만 말이다. 며칠 전 챗gpt를 운영하는 OpenAI사가 적자에 시달린다는 보도를 접했다. 망하면 보통 일이 아니다. 요즘 bing에서도 질문을 받는다고 선전이 요란한데 몇 번 써봤지만 챗gpt만 못함을 느낀다. 어느새 내 생활 속에 챗gpt가 깊숙이 들어왔다. 여간 신통하고 고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