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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은 피하는 게 좋다

법조문은 명료하게 이해되어야

by 김세중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이란 법이 있다. 약칭 국방개혁법이다. 이 법의 제10조는 다음과 같다.


(1)

제10조(문민기반의 조성)

국방운영체제의 인력운영구조는 국가안보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민간인력과 군인의 전문성 및 특수성이 상호 보완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이 문장이 비문법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느낌은 누구나 들 것이다. 어미 '-도록'이 연이어 쓰였기 때문이다.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에 "이게 무슨 말이지?" 싶고 그래서 여러 번 읽게 된다. '-도록'이란 어미를 연거푸 쓸 필요가 있을까. 어느 하나를 다른 말로 바꿀 때 매우 표현이 단순명료해진다. 앞의 '-도록'을 '-게끔'으로 바꾼 다음 문장이 한 대안이 될 것이다.


(2)

제10조(문민기반의 조성)

국방운영체제의 인력운영구조는 국가안보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끔 민간인력과 군인의 전문성 및 특수성이 상호 보완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아니면 다음과 같이 뒤의 '-도록'을 ''로 바꾸어도 좋을 것이다.


(3)

제10조(문민기반의 조성)

국방운영체제의 인력운영구조는 국가안보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민간인력과 군인의 전문성 및 특수성이 상호 보완되게 발전시켜야 한다.


(1)이 좋은가? 아니면 (2)나 (3)이 좋은가? '-도록' 어미가 연거푸 나타나지 않은 (2)나 (3)이 (1)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워 보인다. 같은 형태를 반복하는 것은 대개 문장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다.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명료하게 이해되도록 표현해야 마땅하다. 더구나 법조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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