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을 지키면 독해에 막힘이 없다
국제입양에 관한 법률이란 법률이 있다. 약칭 국제입양법인데 2023년 7월에 제정되었다. 국내 아동의 외국으로의 입양, 외국 아동의 국내로의 입양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아주 최근에 제정된 이 법에 표현이 완전하다고 보기 어려운 조항이 있다. 먼저 제3조 제3항을 보자.
'의뢰ㆍ알선 또는 조장ㆍ홍보하여서는'에서 '또는'의 앞은 '의뢰ㆍ알선'이라는 명사구이고 '또는'의 뒤는 '조장ㆍ홍보하여서는'이라는 동사구이다. 명사구와 동사구가 '또는'으로 연결되었다. 대등한 접속이 아니다. 대등한 접속이 되려면 '의뢰ㆍ알선 또는 조장ㆍ홍보를 하여서는'이라고 하거나 '의뢰ㆍ알선하거나 조장ㆍ홍보하여서는'이라고 해야 한다. '의뢰ㆍ알선 또는 조장ㆍ홍보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해도 무슨 뜻인지 파악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왕이면 완전한 문장이어야 하겠다.
이 법의 제30조 제1항에도 문법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협약 체약국과 협약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여'에서 '협약 체약국과'의 '과'는 무엇과 호응하나? 호응할 말이 없다. '협약 체약국과 협약'은 말이 안 된다. '협약 체약국과의 협약'이라야 한다. '의'가 있고 없고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문법을 정확히 지키지 않으면 의아한 느낌을 준다. 독해를 방해한다. 반대로 문법을 정확히 지키면 의문이 남지 않는다. 독해에 막힘이 없다. 작은 차이 같아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문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