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밭

수득률이라니!

무슨 뜻인지 아리송한 법조문

by 김세중

군수품관리법이라는 법이 있다. 군수품 관리에 관한 기본적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군수품을 효율적이고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이 법의 목적이라고 돼 있다. 이 법은 1963년 3월 23일 제정되었다. 역사가 60년이 넘었다. 그런데 무슨 뜻인지 모호한 조문이 있다. 제25조가 그렇다.


제25조(관급품의 수득률) 관급하는 군수품에 대하여는 적당량의 손모(損耗)를 인정하며, 제조ㆍ수리 또는 시공 후의 수득률(收得率)에 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25조는 '관급품의 수득률'에 관한 조로서 관급하는 군수품은 적당량의 손모를 인정한다고 했다. 적당량이라면 어느 정도의 양이 적당량인지도 불분명하고 '손모(損耗)'라는 말도 낯설다. 손실과 마모의 준말일까. 요컨대 적당량의 손모를 인정한다는 것은 지급 후 일정 기간이 지났을 때 어느 정도는 없어지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 같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제조ㆍ수리 또는 시공 후의 수득률(收得率)에 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에서 수득률이란 말부터가 낯설기 그지없는 데다가 전체의 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수득률에 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전한다'고 했지만 정작 그 대통령령을 찾아가 보면 수득률을 '손실을 제하고 실제 활용한 비율'이라고만 해 놓았다. 즉, 대통령령은 수득률의 뜻풀이만 했을 뿐이지 수득률을 어떻게 계산하는지에 대해서는 '국방부장관이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정한다'고만 했다. 손실을 제하고 실제 활용한 비율은 검사해 보면 나오는 것이지 국방부장관이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하여 정한다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군수품관리법 제25조는 1963년 제정될 때 다음과 같았다.


第25條 (官給品의 收得率) 官給하는 軍需品에 대하여는 適量의 損耗를 인정하며 製造ㆍ修理 또는 施工後의 收得率에 관하여는 閣令으로 정한다.


61년이 지난 지금의 조문과 비교해볼 때 한자가 한글로 바뀐 것, 적량적당량으로 바뀐 것, 각령대통령령으로 바뀐 것 말고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제조 후의 수득률은 뭐고 수리 후의 수득률은 뭐며 시공 후의 수득률은 뭘까. 다 이유가 있어 이렇게 법조문이 만들어졌겠지만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다. 무엇보다 '수득률' 같은 낯선 말부터 풀어서 써 주었으면 좋겠다. '수득'이란 말은 1950년대나 1960년대에나 활발히 쓰였지 요즘은 거의 쓰지 않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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