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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Jul 23. 2024

접속은 대등한 성분끼리

법조문은 개선이 필요하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다른 법률에도 종종 나타나는 것처럼 접속이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않은 조문이 있다. 다음 제18조의2와 제21조에 그런 예가 있다.


제18조의2(대부업 및 대부중개업 협회 설립 등) ① 대부업등의 업무질서를 유지하고, 대부업등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위하여 대부업 및 대부중개업 협회(이하 “협회”라 한다)를 설립한다.


'업무질서를 유지하고, 대부업등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위하여'에서 앞의 '업무질서를 유지하고'는 명백히 동사구다. 그럼 이어지는 동사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동사구가 아니라 '대부업등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보호'라는 명사구가 나왔다. 동사구와 명사구가 접속된 것이다. 이는 법조문에서 흔히 저질러지는 오류다. 


앞의 동사구를 명사구로 바꾸어서 명사구끼리 접속되게 하든지 뒤의 명사구를 동사구로 바꾸어서 동사구끼리 접속되게 해야 한다. 즉 '업무질서 유지와, 대부업등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위하여'라고 하든지 '업무질서를 유지하고, 대부업등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하여'라고 해야 한다. 


접속 오류는 제21조 제9호에도 있다.


제21조

(중략)

9. 제12조제1항 또는 제5항에 따른 보고 또는 자료의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으로 보고 또는 자료를 제출한 자


'거짓으로 보고 또는 자료를 제출한 자'라는 구절이 들어 있다. '거짓으로 보고하거나 자료를 제출한 자'라고 했더라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보고를 제출한'은 말이 안 되므로 '보고'는 '보고하거나'의 줄임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 '보고'는 '보고하거나'의 줄임이 될 수 없다. 문법적으로 바르지 않다. 더욱이 '거짓으로'라는 부사어가 바로 '보고'라는 명사를 꾸밀 수도 없다. 대충 말을 늘어놓기만 하면 뜻이 통하겠거니 하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문법이 있는데 왜 문법을 안 따르나. 이런 법조문은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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