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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Jul 23. 2024

조사를 바로 써야

법조문에 오류는 허용되지 않는다

대외무역법은 1986년 12월 31일 제정된 법으로 1987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1980년대에 대외개방정책과 경제 및 무역의 국제화에 부응하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법적인 토대로서 마련되었다. 그런데 이 법의 제9조는 2009년에 개정되면서 다음과 같은 조문이 새로 들어갔다.


제9조(무역에 관한 조약의 이행을 위한 자료제출) 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우리나라가 체결한 무역에 관한 조약의 이행을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련 공공기관, 기업 및 단체 등으로부터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개정 2013. 3. 23.>


여기서 의아한 느낌을 주는 대목이 있다. "관련 공공기관, 기업 및 단체 등으로부터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가 그것이다. 뭐가 이상하지 않은가. '관련 공공기관, 기업 및 단체 등으로부터'는 호응하는 동사가 있기 마련인데 동사는 '요구할'밖에 없다. 그런데 '~으로부터 요구할'이 말이 되나. 안 된다. '~에(게) 요구할'이지 '~으로부터 요구할'은 있을 수 없다. '관련 공공기관, 기업 및 단체 등'라 해야 할 것을 '관련 공공기관, 기업 및 단체 등으로부터'라 한 것이다. 대충 말을 늘어놓아도 법의 취지는 감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일국의 법조문이 이렇게 엉성해도 되나. 법조문은 정확하고 엄밀해야 한다. 문법을 지켜야 한다. 오류는 허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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